중국을 지배한 ‘해상왕’ 장보고, 제대로 알려야
중국을 지배한 ‘해상왕’ 장보고, 제대로 알려야
  • 백인숙
  • 승인 2012.05.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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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숙 기자

 

[시정일보]화창한 주말, 중국 산동성 위해시 석도에서 ‘한중일 장보고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에 한국에서는 노원의 대진고와 의정부시 영석고 학생 250여명이 참가해 체험학습과 함께 장보고 마라톤대회를 함께했다. 그런데 문제는 체험학습과 마라톤대회를 겸해 2박3일 일정으로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이 ‘체험프로그램’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불거졌다.

 

18일 밤배를 타고 19일 오전에 도착한 학생들은 점심을 먹자마자 산동대학과 대광국제학교와의 자매결연 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 과정에서 다음 코스인 산동성 주요 명소탐방은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오후 6시에 예정된 환영만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적산호텔에서 열린 한국해양재단, 중국장보고역사연구회 주최의 환영만찬회는 음식을 먹으며 시끄러운 상황에서 주체측인 한국해양재단 이부식 이사장과 적산그룹 장영강 사장의 간단한 환영 인사말로 20여분간 진행됐다. 그러나 이곳에 허겁지겁 시간을 맞쳐 달려온 영석고 학생과 교사 등 2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은 “설마 이게 전부야?”란 표정을 지으며 황당해했다.

영석고의 김태원 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체험학습을 추진, 이곳을 방문했는데 학생들에게 한중일 3국을 규합하며 해상을 장악했던 장보고 대사의 역사 교육적인 부분을 고취시키는 체험 프로그램은 없고, 단순히 유적지를 돌아보는 단순 프로그램만 있어 실망스럽다”며 “지난해에도 이런 부분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했는데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주체측은 장보고 대사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제대로된 체험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진행했어야 했다”고 불쾌해했다.

요즘 외국으로 가는 체험학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평생 학생들의 가슴에 남을 체험학습이 겉만 둘러보는 관광학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중국의 장보고 유적지와 마라톤대회도 한민족 최초 세계인이자 해상왕인 장보고 대사의 개척정신과 인류애를 배우고 느끼는 산 체험의 학습장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주체측은, 해상왕 장보고의 발자취를 배우러간 학생들에게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그의 따뜻한 인간애와 민족애, 박애주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