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에 의지와 신념·책임이 필수
부부사랑에 의지와 신념·책임이 필수
  • 시정일보
  • 승인 2004.12.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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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애 <중국장춘시 길림신문 편집부 기자>


요즘 ‘인력송출 실기’ 현상공모를 조직하고 원고들을 편집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엄마 아빠들이 외국 돈벌이로 두고 떠난 애들이 부모사랑에 목말라 부모를 불러 피타게 울부짖는 그 처절함 때문에, 또 돈 벌어와 손 잡고 잘 살아보자며 외국으로 떠난 이들이 전화 한통도 없고 돈 한푼도 보내오지 않으며 종무소식이여서 국내에 남아있는 식구들이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는 깊은 사연들을 편집하며 우리의 독자들 먼저 울기도 많이 울었다.
전세기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우리 중국조선족의 출국 돈벌이 열이 우리에게 잘 사는 길을 열어주었는가 하면 이렇듯 고통과 눈물을 동반하는 것이였고 또 우리 중국 조선족은 출국 돈벌이 15년 력사에 너무나 큰 희생과 대가를 치렀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여지기도 했다. 살점을 저미는 이와 같은 고통과 눈물을 동반하지 않고 희생과 대가를 치르지 않는 출국 돈벌이의 길, 잘사는 길을 걸을수 없었을가고 뒤돌아 보기도 한다.
물론 제 자식도 몰라라 하는 어미, 아비들의 인간성은 여기에서 더 론하지를 않겠다. 그네들은 어린 자식앞에 ‘부모’라는 이름조차 붙이기 아까운 인간들이다.
부부가 5년, 7년 지어 10여년을 갈라져 살면서 감정이 멀어졌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상정이 아닐가. 10년전인가 한 한국인을 만났는데 우리 중국 조선족들이 부부가 갈라져 외국에 돈벌이를 가는 것을 두고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부부가 어찌 갈라져 살수 있냐. 부부란 갈라져 살면 남남이 되어버린다.
한국도 그 시기를 겪어왔다.’며 가슴 아파하던 그 분의 모습이 오늘 따라 눈에 선히 밟혀온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미처 리해하지를 못했었다. 다 가정을 위해 돈벌러 가는데 감정이 멀어지다니...?
헌데 오늘 우리 민족의 출국 돈벌이 15년의 력사를 돌이켜 보면 과연 우리는 경제상에서는 부유해 졌다고는 하지만 부부 정감상 너무 엄청난 대가를 치른 것 같다.
이 시각도 얼마나 많은 출국로무자 가정들에서 부부 정감의 갈등을 안고 몸부림 치고 있는지 모른다.
‘부부란 갈라져 살면 남남이 되어버린다.’ 명언인 듯 하다. 부부란 필경은 원래부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였고 부부가 갈라져 있으면 감정이 멀어지는 것은 인간의 상정이고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내 가정을 더욱 잘살게 하기 위해 외국에 돈벌이를 떠날 때의 그 목표가 무색해지지 않도록 그리고 내 가정의 행복을 위해 그간 바친 희생과 고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그 어떤 어려움이나 일시적인 실수, 오해 같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등을 돌리지 말고 내 가정을 내가 지키자. 그리고 외국에 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또 돈을 벌지 못해 부쳐주지를 못하더라도 중국에 두고 간 가족들이 밖에 나간 식구의 소식을 일일을 삼추같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제때에 문안전화라도 해주자. 그 ‘빈’문안인사 한마디, 그 오가는 육성을 통해 부부 사랑이 오가고 한 가정을 지켜준다는 것을 명기하자.
집에서도 밖에 나간 사람들이 시름을 놓도록 처신을 잘 하고 무조건 외국에서 벌어보낸 돈을 흥청망청 소비로 까먹지 말고 국내에서도 할수 있는 일을 찾아 생활에, 아이 공부에 조금이라도 보태도록 하자.
20만의 우리 출국로무자 가정마다 온건히 지켜지고 우리 애들이 부모 그리움에 울지 않으며 우리 부부들마다 갈라져 살지 않도록 잘 살수 있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