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홍보와 엄격한 단속으로 시민의식 전환
체계적 홍보와 엄격한 단속으로 시민의식 전환
  • 노재혁
  • 승인 2012.07.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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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정책리포트/ 불법운전의 사회적 비용



운전자 10명 중 4.7명 하루 한 번 교통위반
교통수요·교통시설 불균형 ‘교통정체’ 원인
불법주정차 1회로 5만원 사회적 손실 발생


불법운전에 대한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의식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많은 운전자들은 위험성, 위법성 등을 잘 인지하고 있으나 교통법규는 잘 지키지 않고 있다. 또한 자신의 불법운전에 대해서는 관대하나 타인의 불법운전에 대해서는 매우 불편해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Ⅰ. 불법운전의 사회적 영향

우리나라 운전자 10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47%)이 하루 한 번 이상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10명 중 3명(30%)은 하루 5회 이상 습관적으로 법규를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에 따라 교통법규를 위반할 수 있다고 응답한 운전자가 47.8%로써 운전자의 73.4%가 최근 불법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횟수는 평균 20.3회로 상습 불법운전자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통수요가 교통시설의 용량(공급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한계점에 도달해 교통혼잡이 급격히 증가한다. 교통용량을 넘어선 교통량의 증가는 통행시간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한다. 이런 서울시 교통혼잡비용은 2002년 5조3천억원에서 2008년 7조2천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도로 및 교통분야의 예산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대규모 시설공급 사업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용자의 운전행태, 특히 무분별한 운전행태는 교통혼잡을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주요 요인이다.

교통량이 용량을 넘어서면 통행시간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므로 혼잡상황에서 무분별한 운전행태는 교통혼잡을 급격히 가중시킨다.

또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이동하려는 운전자의 심리상태에서 기인된 난폭운전은 일반운전에 비해 소요시간은 약 5.3%~16.4% 절감하는 반면, 연료소모량 및 CO₂ 배출량은 약 3.6%~15.6% 증가한다. 단 구간별 교통상황에 따라 시간 절감율 및 연료소모량 증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개인비용측면에서 난폭운전은 일반운전에 비해 평균적으로 km당 47원의 비용이 절감되며 시간절감량과 연료소모량, CO₂배출량을 비용화해 비교한 결과 난폭운전의 비용이 편익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개인의 비용절감효과보다 더 큰 비용이 초래된다. 난폭운전으로 인한 개인의 직접 비용절감 효과 외에 뒤따르는 차량 통행 방해, 사고위험 등과 같은 원인으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게 돼 주변차량에 대한 추가 간접비용이 초래된다.

비용측면에서 난폭운전은 일반운전에 비해 km당 23원의 비용이 더 소요, 전체 비용절감효과(-7228원)보다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된다. 즉 전체 주행조사에서 난폭운전이 일반운전에 비해 3542원의 비용이 더 발생한다.

Ⅱ. 서울시 교통문화 선진화 방안

우선 사회적 비용을 기반으로 보다 구체적인 홍보·교육 컨텐츠를 마련, 운전행태 관련 교통 캠페인 및 보도자료는 음주운전·과속·난폭운전, 신호위반, 꼬리물기 등에 집중하고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안전 교육자료는 보행자 보호, 신호와 교차로 통행, 앞지르기와 끼어들기, 음주운전, 과속, 차로변경 등에 집중해야 한다.
또 지금까지는 “운전자의 불법 운전행태가 전체 교통흐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라는 추상적 문구 위주의 홍보물을 제작했다. 앞으로는 해당 운전행태별 1대당 끼치는 영향 및 서울시 전역에 끼치는 사회적 비용을 기반으로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 “당신의 불법주정차 1회로 5만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합니다.” 등과 같이 운전자 측면에서 더 실감나는 형태의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

현재 운전자들은 집중단속기간에만 불법운전을 자제하며 단속이 없을 경우에는 여전히 불법운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운전에 대한 국민의식이 아직 성숙화 단계로서 집중적인 계도 단속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상시단속체계 마련과 같은 단속강화가 필요하다.

불법운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개선을 위해 단속강화와 더불어 단속 벌금 및 벌점의 강화가 함께 필요하며 외국과 같이 불법주정차 행위에 대한 범칙금 과금범위를 정해 위반행위의 사회적 비용 발생 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해야 한다.

또한 인력을 활용한 단속에서 탈피, 무인단속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 및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버스정착형 불법주정차 무인단속시스템과 같은 첨단기술의 확대 보급이 시급하다.
김원호/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이기적인 운전행태의 사회적 비용       


꼬리물기·끼어들기 등 불법운전
사회적 비용 연간 4조4560억원

교통정체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운전행태는 끼어들기, 급차로변경 등 11개가 있다.

교통전문가를 포함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불법주정차, 꼬리물기, 진출입로 끼어들기 순으로 교통정체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전자들이 생각하는 교통정체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운전행태는 불법주정차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통정체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시민의식’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한 차량의 불법운전은 도로용량의 감소 및 다른 차량들의 통행시간을 증가시켜 연로소모량 증가 등과 같은 사회적인 부(-)의 효과를 유발한다. 사람들은 불법운전이 부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이로 인한 교통정체의 정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실정이다.

서울시내에서는 한 시간 동안 km당 약 20대의 차량이 평균 200초 동안 불법주정차하고 있다.

도로유형별 특성에 따라 집산도로>간선도로>중앙버스전용차로가 없는 간선도로 순으로 불법주정차가 많이 발생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구축된 간선도로인 망우왕산로의 경우 전체 왕복 7km 구간에 69대의 불법주정차가 존재, 대당 평균 지속시간은 163초 수준이다.

꼬리물기는 서울시, 자치구, 경찰 등의 꼬리물기 지점관련 내부자료에 따르면 내부의 약 78개 교차로에서 발생한다.

주로 교통량이 집중되는 시간인 출퇴근시간 및 점심식간에 주로 발생하며 교통량 과다가 주원인이지만 부가적으로 도로구조, 대기공간 부족 등도 원인이 된다.

진출입로 끼어들기는 주로 도시고속도로 진출램프 이용시 발생하며 본선에서 우회전 차로로 램프 직전에 끼어들기를 시도함으로써 본선 이용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이다. 1대의 끼어들기로 평균 약 6분의 정체를 유발한다.

불법주정차, 꼬리물기, 진출입로 끼어들기 등 3가지 불법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4조4560억원으로 전체 교통혼잡비용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불법주정차는 꼬리물기와 진출입로 끼어들기와는 달리 서울시 전체도로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꼬리물기와 진출입로 끼어들기의 경우 불법주정차와 마찬가지로 큰 영향을주는 운전행태이지만 발생지점 또는 구간에 한정돼 있어 그 영향이 불법주정차에 비해 다소 제한적이다.

불법주정차는 연간 약 4조3565억원 정도의 사회적 비용이 들며 2008년 서울시 교통혼잡비용은 7조2000억원, 불법주정차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 교통혼잡비용의 60% 수준의 비용이 절약 가능하다. 불법주정차 1대로 인한 영향을 비용으로 산출한 결과 1대당 약 5000원의 사회적비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꼬리물기는 1개교차로에서 하루 약 252만원, 연간 약 718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꼬리물기 1대당 약 3500원의 사회적 비용이 손실됐다.

진출입로 끼어들기는 서울시 도시고속도로 8개 지점(램프)에서 지점당 하루 평균 약 95시간의 정체가 발생,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1개소에서 평균 118만원/일로 나타났다. 진출입로 끼어들기 1대로 인한 영향을 비용으로 산출해본 결과 1대당 약 1500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