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치수대책, 내년엔 해결될까
지지부진 치수대책, 내년엔 해결될까
  • 백인숙
  • 승인 2012.08.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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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仁淑 기자 beakihnsuk@sijung.co.kr

 


[시정일보]최근 국토연구원 국가도시방재연구센터에서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를 상대로 ‘폭우재해취약성’을 분석,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폭우에 가장 취약한 위험구역(5등급) 28곳 중 21개가 서울시 자치구가 해당돼 눈길을 끌었다. 국토연구원 분석결과 5등급을 차지한 지역은 대체로 저지대,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싸인 면적이 많고 호우 피해에 취약한 단독주택이나 반지하주택, 비가 오는 날이 많은 지역이었다.

 

지난 15일 서울지역에 시간당 60mm의 폭우가 내리면서 강남역과 선릉, 사당역 일대 상습침수구간 도로들이 물에 잠겼다. 또 20일 밤부터 집중호우가 시작돼 21일 오전 철산교 및 서부간선도로 진입로, 청계천 시점부~고산자교 등 시내 일부 도로에서 차량통행과 보행이 통제됐다. 종로구 등 서울 16개 자치구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고 기습 호우에 안양천과 도림천 등 도심 하천물이 삽시간에 불어나면서 시민들 고립 사고도 잇따랐다. 특히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강남역 주변은 2001년, 2006년에 이어 2010년 이후 연속 3년동안 차가 물에 잠기는 등 집중호우에 큰 허점을 드러내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자치구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비, 빗물저류 배수시설인 대심도 터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당초 강남역-한강, 사당역-한강 등 7곳 상습침수지역에 대심도 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다 “경제성이나 효과에 대한 고려 없이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해서는 안된다”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에 인근 지하상가 업주들과 시민들은 서울대표 도심지가 여름마다 물바다로 변하는 한심한 현실에 분통을 터트리며 보다 빠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비만 왔다하면 불어나는 도심하천과 물바다로 변하는 서울 도심지. 시민들의 불안과 피해를 생각한다면 지자체와 서울시는 예산을 핑계로 단순히 하천변 정비나 배수로 확보 등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하수관거 추가설치 등 의견을 모아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처서(處暑)이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는 속담이 있다. 이때 비가 내리면 곡식이 제대로 여물지 않아 1년 농사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절기는 처서를 거쳐 칠석을 맞는데 우리나라는 때늦은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