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의 복지 실험
성동구의 복지 실험
  • 방용식
  • 승인 2012.09.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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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 bays1@sijung.co.kr

 

[시정일보]1999년 3월.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동사무소 기능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 시절 추진됐던 ‘동사무소 기능 전환’과 관련, 성동구가 시범 자치구로 선정된 데 따라서다. 성동구는 행당2동과 용답동을 시범 동으로 정했고, 1999년 9월에는 관할 20개 동사무소에 확대 적용하며 동사무소 기능전환의 모델이 됐다.

 당시 동(洞)기능 전환 내용은 동사무소에서 담당했던 토목·건축 등의 업무를 구청으로 넘겨 동사무소 기능을 축소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복지사랑방인 ‘주민자치센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성동구를 시작으로 2000년에는 동사무소 기능 전환이 전국으로 확대됐고, 이후 성동구를 비롯한 전국 동사무소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건강강좌가 운영 중이다.

2012년 9월 성동구는 또 다시 동(洞)기능 전환을 추진한다. 이번 전환의 핵심은 복지기능 강화. 구는 이를 위해 조직을 개편했고 그 결과 각 동에는 현재 1~2명인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4~7명으로 늘어났다. 구는 이와 관련, 동주민센터 업무분장을 다시 만들었다. 또 구청 행정직공무원 일부를 동주민센터에 재배치해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사실 성동구는 금년 한해 복지 분야에 30%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은 전체의 16%인 135명에 불과했다. 1명의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평균 350명~400명을 담당, 업무 부담이 워낙 많아 제대로 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물론 이런 일은 성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공통의 상황이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서 하지 않았다.

성동구는 이번 조치로 또 한 번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하지만무엇보다 업무분석을 통한 직원들의 효율적인 배치,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수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돋보인다. 또 규정과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개혁적 행정마인드도 눈에 띈다. 앞으로 성동구가 당초 목표와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한다. 알은 곧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그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구절이 있다. 성동구를 통해 관행과 타성이라는 알을 깨고 나오는 새를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