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최소화 적극 대처, 상생협력 환경 조성
시장 불확실성 최소화 적극 대처, 상생협력 환경 조성
  • 시정일보
  • 승인 2012.10.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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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정책리포트/중소 엔지니어링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2009년 정점 내수 침체, 글로벌 시장 성장세 지속
인력, 연구개발투자 등 선진기업에 비해 경쟁력 낮아

중장기 물량계획 수립 제공-서울형 대표상품 발굴
대기업과 협력 글로벌 시장진출, 전문대학원 설립

2009년 정점 내수 침체, 글로벌 시장 성장세 지속 인력, 연구개발투자 등 선진기업에 비해 경쟁력 낮아 중장기 물량계획 수립 제공-서울형 대표상품 발굴 대기업과 협력 글로벌 시장진출, 전문대학원 설립

 


Ⅰ. 국내 엔지니어링시장 현황
2000년대 들어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수주규모는 지속적인 증가추세였으나 2007년 세계금융위기 등 세계경제의 침체 영향에 따라 2009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2010년 총 수주액은 약 8조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특히 국내수주는 2009년 8조4000억원에서 2010년 6조8000억원으로 19.5% 감소한 반면 해외수주는 1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0.8% 증가했다.

한편 엔지니어링 시장의 체감경기에 대해 2012년 2분기 건설엔지니어링기업 경기실사지수(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긍정적, 미만이면 부정적인 것을 나타내는 지수)는 76.7로 나타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불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내수시장의 경기실사지수는 2분기 58.3에서 3분기 49.6으로 더욱 악화돼 침체의 정도가 깊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내수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내수시장 침체로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설계부문) 규모는 2011년 1305억달러로 전년대비 7.3% 증가했으며 2007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6.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당기업들이 자국 이외 시장에서 올린 매출의 증가율은 연평균 11%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엔지니어링 설계부문에서 국내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0.8%에서 2012년 1.2%로 증가해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설계부문 해외시장에는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한국전력기술, 포스코엔지니어링, 삼우종합건축, 포스코건설, 도화엔지니어링 등 7개 기업이 포함돼 있고 시공부문에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11개 기업이 포함돼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1년 4.8%에서 2012년 5.7%로 상승했다.

이처럼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한 사업추진이 시행돼 최근 세계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시현되고 있지만 중소엔지니어링기업들은 보유자원 및 사업수행경험 등의 부족으로 독자적인 글로벌시장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소재 중소엔지니어링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내 엔지니어링 대기업과 협업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40.9%, 국내 엔지니어링 대기업과 해외 프로젝트에 동반 진출한 ‘경험이 있다’는 20.7%에 불과했다. 또 국내 특정 엔지니어링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속해 있지 않다’는 업체도 59.1%로 조사됐고 협력업체로 속한 사업체의 역할은 ‘기본설계’가 50.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이 ‘상세설계’, ‘시공’순이었다.

한편 대·중소기업 간 협력에 대해 ‘우수하다’는 응답이 20.1%인 반면, ‘미흡하다’는 응답은 29.3%로 나타났다.

Ⅱ. 중소 엔지니어링기업의 경쟁력 실태


중소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인력’ 자원은 양적·질적 측면에서 선진기업에 모두 열세다. 특히 설계 및 연구개발 인원은 절대규모면에서 부족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역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비도 절대규모면에서 선진기업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매년 학사 이상의 양질의 인력, 상대적으로 젊은 설계인력 등은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배출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이 뒷받침될 경우 엔지니어링업계의 경쟁력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다수의 중소 사업체들은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기술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도 부족하다. 조사대상 사업체의 87%가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 프로세스 또는 활동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엔지니어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체계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에 따라 특허 미보유 기업이 조사대상 업체의 58%에 이르며 특허 보유기업 가운데서도 10건 이상 보유기업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엔지니어링 역량조사를 위해 엔지니어링체계를 총 9개의 세부항목으로 구성했으며 선진기업(100점) 대비 상대적인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해 자사평가와 서울소재 타 중소기업 평가로 나눠 수행한 결과, 자사보다 타 사업체의 엔지니어링체계를 낮게 평가했으며 특히 대기업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중소 엔지니어링기업의 자사평가점수는 평균 66.1점, 서울소재 타사업체 평가점수는 평균 61.6점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자사평가 점수는 평균 71.6점인 반면, 중소 엔지니어링사업체 평가점수는 51.2점에 불과했다. 엔지니어링체계 관련 역량은 대기업들도 선진대비 70%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서울소재 중소 엔지니어링사업체들의 마케팅능력은 선진대비 40% 수준으로, 중소 엔지니어링사업체들은 활동영역을 로컬시장에 두고 있은 경향이 강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 자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선진기업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시장다변화를 통해 영업 및 정보수집 능력에서 국내기업들을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서울시 중소 엔지니어링기업들이 현재의 역량으로 글로벌시장에 독자 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사업수행경험의 축적을 통해 자체 역량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적정용역비 산정, 정보 및 기술공유 등을 통한 신뢰기반을 형성해 대·중소기업간 원활한 협력을 위한 시각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데, 현재 서울소재 중소 엔지니어링기업의 협력 대상은 대기업보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또 우수인력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체계적인 훈련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해외선진기업들은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및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Ⅲ. 경쟁력 강화전략


서울소재 중소 엔지니어링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요인은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엔지니어링산업의 특성상 경기상황에 따라 사업물량이 증감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중소엔지니어링기업들은 안정적인 물량확보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서울시 엔지니어링산업의 자체 역량강화를 위한 환경조성이 시급하며 글로벌시장에서 선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 간 상생협력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중장기 엔지니어링 관련 발주물량계획을 작성해 업계에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줄이고 업계는 물량(일감)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발주물량계획 수립은 용이한 작업이 아니지만 대강의 물량 규모, 사업의 방향성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발주물량 계획은 필요 시 매년 수정사항을 업데이트해 업계에 제공해야 한다.

또 서울시의 중장기 발주물량계획 수립대상으로 고려 가능한 분야를 예시한다. 예로 녹색성장 사업 분야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보급시설 건립, 에너지 자립 마을 조성 등이 있으며 메가시티 특성 활용분야에는 지하공간개발, 도로교통, 홍수대비(배수)시설 등이 있다.

한편 거대도시 서울은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이러한 노하우와 경험은 차별화된 엔지니어링의 사업으로 개발 가능한 자원이다. 따라서 서울이 메가시티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축적해 온 다양한 분야의 모범사례를 발굴해 서울형 엔지니어링 대표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 서울시, 엔지니어링업계,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대표상품 발굴을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

둘째, 강건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 간 상생협력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대기업이 선도하는 협력방식을 적극 추진하며 주요 사업 분야별로 소그룹을 구성하고 소그룹별 대표기업(해당기업 분야를 선도할 대기업)을 선정한다.

중소 엔지니어링기업들은 자사의 강점사업 또는 관심사업 분야 등을 고려해 소그룹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소그룹 내에서는 업체 간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소그룹별로 대기업이 선도하고 관련 중소 엔지니어링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프로젝트 실행경험과 기술력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엔지니어링 대기업이 글로벌사업 추진 시 정보 부재로 인해 필요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소재(또는 국내) 중소 엔지니어링기업의 자사 PR정보를 모아놓을 수 있는 홍보의 장을 마련한다. 중소 엔지니어링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제공 가능한) 기술을 알릴 수 있고 선진기업의 ESO (Engineering Service Outsourcing) 대상이 되기 위한 인력풀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우수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기금 마련에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기금을 활용한 엔지니어링 특성화 프로그램을 대학에 개설한다. 최근 선진국 및 선진기업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는 추세에 따라 국내 엔지니어링 대기업의 기부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 서울(또는 수도권)에 엔지니어링 전문대학원 또는 전문인력 교육·훈련기관 설립을 고려해야 한다. 2011년에 포스텍(포항공대)이 엔지니어링 전문대학원을 유치해 2012년부터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며 설문조사에서도 서울소재 중소엔지니어링사업체의 70%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대기업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엔지니어링사업체 분포비중, 지리적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에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설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봉/서울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