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방사 공방
돌고래 방사 공방
  • 문명혜
  • 승인 2012.12.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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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돌고래 ‘제돌이’ 방사문제로 시의원과 박원순 시장이 ‘세게’ 붙었다.

 

새누리당 이차순 의원의 날 선 공격에 한치도 물러남 없는 박 시장의 배수진 방어에 의사당이 팽팽한 긴장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점심식사 후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소속 이차순 의원은 박 시장에게 “돌고래를 제주도 구렁비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맞느냐.”고 물어 시장으로부터 “전문가들과 검토하고 있다.”는 답을 듣고 “그 전문가들이 시장 편향적인 분들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오후의 나른함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느닷없는 ‘기습’에 얼얼해진 박 시장은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위원회가 시장 편향적이라뇨.”라고 반문했고, 이 의원은 “제돌이를 방사하면 생명유지가 불확실하다던데요.”라며 ‘편향’에 대한 주석을 붙였다.

편향적이란 말에 충격을 받은 박 시장이 “전혀 불확실하지 않다”면서 즉시 배수진을 치자 이 의원은 “여론 수렴은 했나요.”라고 공격방향을 바꿨다.

박 시장이 “했다. 그런데 편향적이라뇨”라며 역공의 끈을 놓지 않자, 이 의원은 “언제 했냐”며 공격전환을 허용치 않겠다는 뜻을 담아 재차 질문했다.

상대의 약세를 눈치 챈 박 시장은 “대답할 기회를 줘야지 그런식으로 자르면 안되죠. 학계, 국가연구기관에서 근무한 사람 등 대한민국에서 다 검증된 전문가들을 내 편향적이라면 그럼 누가 전문가란 말입니까.”라고 역공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이 의원은 국제적 관례를 들어 프로젝트의 실패에 무게를 실었고, 박 시장은 전문가들의 긍정적 견해와 방사지가 돌고래 서식지 임을 내세워 이 의원의 우려에 대해 반대논리를 내세웠다.

이 의원은 방사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어떻게 책임질건지를 물어 박 시장을 궁지에 몰아 넣으려 했지만 박 시장은 그렇게 걱정이 되면 시의회가 앞장서서 청문회를 여는게 좋겠다며 시니컬하게 맞받음으로서 두 사람의 공방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무승부로 끝을 맺었다.

돌고래 제돌이 방사 프로젝트는 불법포획한 돌고래를 시민들의 눈요깃거리로 삼아왔던 관행에 종지부를 찍자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박 시장이 수용한 것으로, 프로젝트의 성패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집행부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불법포획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실패가능성이 농후한 방사프로젝트를 무턱대고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대한 논쟁이 이날 공방의 배경이었는데 논쟁의 답은 딜레마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점을 확인한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