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쉼표의 의미
한글날, 쉼표의 의미
  • 백인숙
  • 승인 2012.12.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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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지난 24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내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

한글날 공휴일 지정은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만의 경사로 한해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12월,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이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은 우리가 이미 알듯 가히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세계문자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 세계 만국공통 언어인 영어를 제쳤고 한글의 우수성을 미리 알아본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자국의 대표 언어로 지정하기도 했다.

또 계속되고 있는 한류붐을 타고 세계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 관련 학과가 큰 인기를 끌며 개설되고 있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그동안 우리는 한글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채 살아온게 사실이다. 그 실례로 동북공정을 꿈꾸는 중국이 2010년 조선족을 위해 휴대기기에 들어가는 조선어 입력 자판을 표준화, 한글공정까지 이루려했고 그제서야 정부와 업계는 황급히 한글자판 표준화에 속도를 냈다.

또 언제부턴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극도로 축약된 문자언어 사용은 한글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2년만에 다시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후 7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10월9일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되었음을 공식 발표하는 ‘한글날 공휴일지정 기념축하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한글날 공휴일 지정 취지와 의미를 국민들 가슴에 되새기고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 취타대 연주, 한글날 공휴일 선포문 낭독(국무총리 김황식), 한글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 등이 상영된다.

한글에 대한 문화정체성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축하기념식을 준비하는 정부의 노력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문화자산인 한글을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장치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본다. 또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고양시킬 수 있는 다양한 후속조치들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내년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을 맞아 우리는 달력에 빨간날이 하나 더 늘어난 것만 기뻐할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표 문화유산이자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발판이 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삼아 문화강국의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