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취임 40일 만의 인사
장관취임 40일 만의 인사
  • 시정일보
  • 승인 2013.04.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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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안전행정부가 23일 실·국장급 고위공무원 인사를 했다. 실장 6명, 국장 19명 등 안전행정부 내부인사 40명과 타 부처 또는 시·도 전출자 7명 등 모두 47명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정부수립 이후 내무부처 첫 여성국장 탄생, 계속 이어간 9급 신화가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의 백미는 ‘노란색 봉투’였다.

 노란색 봉투는 지난달 11일 장관으로 취임한 유정복 장관이 실·국장급 인사를 위해 마련했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전달했다고 하는 노란색 봉투는 유 장관이 누가 실·국장으로 적합한지 실·국장은 물론 과장급 공무원으로부터 여론함인 셈이다. 안전행정부는 노란색 봉투를 통해 ‘가장 일 잘하고,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실·국장 진용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장관이 취임한 지 40일, 행정안전부에서 안전행정부로 명칭이 바뀐 지 1개월 만에 이뤄졌다. 그동안 안전행정부는 조직개편 이후에도 제 때 인사발령이 안 돼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유는 대통령이 임명할 차관급 인사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2명의 차관은 장관이 취임한 뒤 이틀 만에 임명됐지만 나머지 차관급 인사인 중앙공무원교육원장과 소청심사위원장 임명이 늦춰진 까닭이다.

차관급 인사 지연은 고위공무원 ‘가’급과 ‘나’급인 옛 1급과 2급 인사 지체는 물론 3급 이하 인사로 줄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안전행정부는 ‘새 부대에 옛날 포도주를 담은’ 격이 됐다. 안전행정부 직원은 물론 출입기자들도 불평하기 시작했다. 이런 비판의 골자는 도대체 대통령이 인사의 중요성을 아느냐, 모르느냐는 것이었다. 조직은 시스템이며 시스템 운용의 성패는 적절한 때, 알맞은 사람이 임용됐을 때 좌우된다는 판단에 따른 비판이었다. 앞서 지난달 차관 인사에서는 안전을 강조하겠다면서 이름까지 바꾼 안전행정부 차관에 안전과 무관한 사람들이 임용됐음을 이미 경험하기도 했다.

아무튼 안전행정부가 출범 1달여 만에 조직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유정복 장관은 취임사에서 안전한 사회, 유능한 정부, 성숙한 자치를 통해 국민행복 시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조직과 지방행정, 안전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는 그야말로 ‘통치부서’다. 늦었다고 서둘러서도, 재촉해서도 안 되겠지만 열정과 부지런함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행복을 위한 올바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