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 축구 즐기며 ‘자활의지 충전’
노숙인들 축구 즐기며 ‘자활의지 충전’
  • 방용식
  • 승인 2013.05.22 09:40
  • 댓글 0

노숙인 23명 노숙활동 접고 새 삶, 22일 창단2주년 기념 친선경기
▲ 노숙인 23명으로 모인 구로구디딤돌축구단이 고척동 계남근린공원 인조잔디구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모습.<사진 = 구로구청>

구로구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숙인 축구단인 ‘구로디딤돌축구단’이 주인공으로, 축구단원인 23명은 모두 축구를 통해 노숙생활을 접고 어엿한 사회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로구(구청장 이성)에 따르면 구로디딤돌축구단(이하 디딤돌축구단)은 지난 2011년 4월26일 전국 처음으로 창단됐다. 창단 목적은 축구를 통해 노숙인의 건강회복과 자활의지 고취로, 현재까지 성과를 볼 때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고척동 계남근린공원 인조잔디구장에서 2시간씩 연습경기를 하며 단원 간 우애와 자활의욕을 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축구단 활동으로 노숙인의 생활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디딤돌축구단이 노숙인의 자활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축구단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단멤버인 주 아무개 씨는 지난 2007년부터 고집했던 노숙을 4년 만에 접었다. 주 씨는 축구를 하면서 건강을 회복한 것은 물론 공공근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인문학강좌와 연극동아리에도 참여하면서 ‘이문동네 사람들, 연필통 사람들’ 등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어엿한 연극배우인 셈이다. 주 씨와 상황이 비슷했던 다른 사람들도 노숙생활에서 벗어나 축구단원 전원이 일반 기업 취업을 비롯해 공공근로, 일용근로, 자활근로, 서울시 일자리사업 등에 참가하고 있다. 게다가 거주자가 없던 노숙인 9명은 임시거주지를 마련, 정상적 생활을 준비하는 동시에 노숙생활을 정리하면서 가족과 다시 왕래를 시작하기도 한다.

한편 디딤돌축구단은 22일 창단 2주년을 기념, 드래곤연예인축구단(이하 드래곤축구단)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드래곤축구단은 지난해 창단 1주년 행사에 참석, 구로디딤돌축구단을 응원하며 친목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