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외에 ‘탄력적 요금제’ 도입 필요
인프라 투자 외에 ‘탄력적 요금제’ 도입 필요
  • 시정일보
  • 승인 2013.05.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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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서울시 교통부문 변동요금제 도입방안

-서울시 교통부문 요금제도의 현황

[시정일보]서울시의 대중교통요금 부과의 기본 원칙은 시간대의 구분 없는 균일요금제도이다.
버스 요금 및 지하철 요금, 대중교통 통합요금은 거리에 따른 차등요금이 적용되지만, 첨두-비첨두 시간의 구분 없이 균일한 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그리고 환승 시, 버스 또는 지하철 단독 통행시의 요금체계는 이동 거리가 증가할수록 요금은 오르지만 시간대별로는 균등하게 적용되고 있다.

 

주차요금 또한 급지에 따른 요금 차이만 존재한다. 공영주차장 요금은 급지에 따라 적용되는 금액이 다르며, 1회 주차와 1일 주차·월 주차에 따른 다른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1997년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인상을 마지막으로 현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차제도를 이용한 수요관리는 요금이 아닌 주차상한제를 통해 도심진입 교통량을 관리해 오고 있다.

그리고 혼잡통행료는 차종 및 재차인원에 따른 할인만 존재하고 있다. 1996년 11월부터 서울시는 남산 1·3터널에서 2인 이하의 인원이 탑승한 승용·승합 자동차를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부과해 오고 있다. 징수지역은 남산 1·3호터널 요금소로 징수시간은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9시까지 14시간 동안이며 토·일요일, 공휴일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징수금액은 1회당 2000원이며, 경차·요일제·제3종 저공해차량은 50%의 감면 혜택을 준다. 요금납부는 현금, 선·후불 교통카드로 이뤄지고, 후납 약정제도가 운영중이며, 약정기한 경과 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요금을 통해 교통수요관리가 가능하지만 현 요금체계는 수요에 대해 비탄력적인 요금체계이다. 출·퇴근 시 과도한 수요로 인해 대중교통의 차내 혼잡도는 매우 높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의 서비스 질도 하락했다. 현재 혼잡통행료는 첨두와 비첨두 시간의 구분이 없는 균일요금제도여서 혼잡이 극심한 오후 시간대의 수요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주차요금 및 혼잡통행료의 요금수준은 승용차수단의 이용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영주차장의 요금수준은 승용차에 대한 교통수요관리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다른 해외 대도시들과 비교해도 50%수준 이하이다. 혼잡통행료는 1996년 시행 이후 2000원이라는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현재 1266원 수준이므로 요금수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서울시 교통부문 요금은 교통수요관리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교통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요금이라는 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현 서울시의 교통부문 요금체계로는 적절한 대응이 곤란하다.

-변동요금제도 도입을 위한 방안


효율적인 교통수요관리를 위해 변동요금제도의 단계별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 변동요금제도는 세수확보의 차원보다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의 역할과 당위성을 제시해야 한다. 요금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으므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첨두시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 전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도 사회 전체적인 노력에 동참하도록 유도해 승용차 이용을 감소하고 대중교통을 권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변동요금제도 도입은 사회적 동의가 요구되는 만큼 특정 시점에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보다 여건성숙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변동요금제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자형태와 시차출근제 및 대중교통 서비스의 연관성에 대한 논거 및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대중교통요금에 영향을 주는 정책은 시차출근제,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정책, 대중교통요금 환급제도 순으로 분석됐으며, 시차출근제 시행 시 해당 시간대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다.(타 시간대로 전이)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정책에 따라 WTP(지불용의액)가 증가해 대중교통 이용자가 서비스 질에 민감함을 반영하고 있다. 대중교통요금 환급제도 시행 시 WTP는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정책 시행 시의 WTP보다 낮다고 분석됐다. 이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요금보자 서비스의 질에 더욱 민감하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주차요금에 대한 WTP는 대체수단인 대중교통요금 환급제도의 시행 유무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차요금에 영향을 주는 정책은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 주차장 이용요금 환급, 목적지까지 접근시간, 출근시간대의 순으로 조사됐다. 출근시간대 주차요금 인상과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제도를 시행하면 승용차 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목적지와 주차장과의 거리가 멀수록 승용차 수단에 대한 선호는 감소했다.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에 따른 주차요금 WTP의 감소는 승용차에 대한 선호도의 감소와 함께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에 영향을 준다.

혼잡통행료에 대한 WTP는 대체수단인 대중교통요금 환급제도의 시행유무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잡통행료에 영향을 주는 정책은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 도로의 혼잡도 순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 이용요금의 환급이 도로의 용량을 감소시키는 정책보다 승용차의 선호를 줄이는 방안으로 인식됐다. 도로의 혼잡은 승용차 수단에 대한 선호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에 따른 혼잡통행료 WTP감소는 대중교통요금 환급 시 승용차 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동요금제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변동요금제도의 도입은 사회적 동의가 요구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주차요금과 혼잡통행료에 적용하고, 시차출근제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괴는 시점에서 대중교통요금으로 확대되는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 변동요금제에 대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변동요금제도 도입 및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통부문의 요금은 세수확보를 위한 수단의 차원을 넘어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역할과 범위를 제시해야한다. 대중교통요금, 주차요금, 혼잡통행료의 조정을 통해 수요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요금인상은 사회적 합의가 어려워 정부 및 기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며, 첨두시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최소화를 위해 사회 전체적인 공감대의 형성과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변동요금제 도입에 따른 반대여론의 설득과 함께 변동요금제 시행으로 인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첨두 비첨두시 차등요금을 부과해 첨두시 혼잡을 완화하면서 비첨두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대중교통 요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시차근무제의 정착을 위해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등 유인정책을 시행하며, 균일한 주차요금과 혼잡통행료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요금 환급제도는 대중교통 이용증진에 효과적인 정책이므로 참여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등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의 교통정책이 인프라투자 중심의 교통혼잡 대응책이었다면, 앞으로는 교통요금의 변화를 통한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요관리정책에 부합하도록 기업체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기업체의 참여가 효과적인 변동요금제 시행의 필수요건이다. 기업은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 이용자들에 대한 주차요금 지원이나 주차공간 제공을 제한할 필요가 있으며, 시차출근제를 시행해 출·퇴근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과 같이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일정부분의 이용요금을 지원해 대중교통 이용을 증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변동요금제와 시차출근제를 도입하면 궁극적으로 첨두시간의 대중교통 및 도로의 혼잡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간대별 탄력적 요금정책과 기업체의 시차출근제를 도입하면 28.7%의 통근자가 출근시간대의 변경 의사를 표현한다고 한다. 이는 현재 202%에 달하는 2호선 첨두시 혼잡도가 144%로 완화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통근자들은 오전 첨두시간대 주차요금 및 혼잡통행료가 조정됨과 동시에 기업체에서 대중교통 요금 지원이 시행되면 대중교통으로의 통행수단 전환에 대한 의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단 전환을 통해 도로의 교통 혼잡이 완화되고, 통행시간이 감소하며, 교통사고 및 환경비용이 감소하는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신성일


■ 해외사례

첨두·비첨두시간 ‘차등요금제’
세감면 등 대중교통이용 유도


다른 나라의 경우 첨두-비첨두 시간대를 구분해 탄력적으로 대중교통 요금체계를 운영되고 있다.
워싱턴, 뉴욕, 런던 등 대도시의 대중교통 요금체계는 첨두-비첨두 시간대를 구분해 차등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기본요금은 첨두시간을 기준으로 하며, 비첨두 시간대에는 요금을 할인해 낮은 금액을 적용한다. 지하철과 같은 Mass-Transit의 경우에는 높은 운영비용이 소요되므로 운영비용 회수를 위해 수요가 적은 비첨두 시간대에도 요금할인을 통한 적정 규모의 수요창출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해외 대도시들은 비첨두시 대중교통요금을 10~50% 할인해 대중교통 이용이 적은 시간대를 대상으로 수요창출을 유도하며, 첨두시 대중교통의 혼잡 완화 방안으로 첨두-비첨두 시간의 요금을 차등해 적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6년부터 대중교통요금에 대한 세금감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버스, 노면전차(streetcar), 지하철, 통근열차, 여객선 이용에 지불한 금액의 일부(당해연도 최저소득세율, 2007년의 경우 15%)에 대해 세액 공제를 해준다. 또 매달 80달러의 대중교통 통행권을 구입하면 연간 150달러의 세금을 감면해 준다. 캐나다 정부는 2006년~2007년에 1억5000만달러, 2007년~2008년에 2억2000만달러를 보조해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한 결과, 200만명의 이용자가 혜택을 받았다.

미국은 통근통행 감축프로그램(CTR:Commute Trip Reduction)을 적용하고 있다. 나홀로 차량의 이용을 줄이기 위해 카풀, 밴풀,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를 이용하는 근로자에게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경영자에게 사업운영세와 공공시설세에 대한 세액 공제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CTR 사업장의 나홀로 차량 통근비율은 1993년 69.3%에서 2003년 62.8%로 감소했다.

일본은 기업에서 대중교통요금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매달 대중교통 이용금액을 기업에 제출하면 해당금액을 개인에게 환불해 준다. 또한 통근자에게 대중교통 이용요금을 환급해 주는 기업체에 이용수단 및 출·퇴근 거리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주차요금은 주차수요에 따라 차등 적용해야 한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주차수요에 따라 주차요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스마트 주차 미터기를 설치한 후 도로 위의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차수요를 파악하고, 변화하는 주차수요에 따라 주차요금을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주차요금은 주차 점유율을 기준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가 집중되면 요금조정을 통해 승용차 수요를 조정하고 있다. 뉴욕은 스마트 주차프로그램을 적용해 도심의 혼잡시간대에 주차요금을 인상했다. 첨두시는 기본료의 100~200% 인상된 요금을 지불하게 하며, 시간에 따른 차등요금은 도로변에 설치된 미터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혼잡통행료 또한 시간대에 따라 차등 징수해야 한다. 승용차 수요가 집중되는 오전, 오후 첨두시에 가장 높은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은 출·퇴근 시 교통량을 10~15% 감축해 첨두시 교통혼잡을 완화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2007년 8월부터 혼잡통행료 사업을 시행 중에 있으며, 현재 도심지역의 코든 18개 지검에서 혼잡통행료를 징수한다. 오전과 오후 첨두시에 가장 많은 요금(20SEK)을 부과하고 비첨두시에는 50% 낮은 요금(10SEK)을 부과한다.

이는 교통부문 요금은 통행수요에 따라 다양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대중교통요금은 수요에 따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첨두시와 비첨두시에 따라 차등요금을 적용하며, 비첨두시 대중교통요금을 할인해 대중교통의 수요를 창출해 관리해야 한다.

주차요금 및 혼잡통행료는 시간대에 따라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의 경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혼잡시간대에 요금을 높여서 적용하며, 혼잡통행료의 경우 스톡홀름, 싱가포르, 트론트하임은 첨두시간에 최대금액을 부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차요금 및 혼잡통행료는 적정요금 수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주차요금은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 2~5배 낮은 금액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