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의 의기투합
의사당의 의기투합
  • 문명혜
  • 승인 2013.07.0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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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明惠 기자 / myong5114@daum.net


[시정일보]1990년대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서울시의 대형참사가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동영상을 통해 재현됐다.
서울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성수대교가 끊겨 버스가 강물로 추락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아비규환’이 따로 없던 장면은 전후 서울시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순간으로 꼽히기에 충분했고, 당시 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취재했던 기자에게도 악몽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었다.

콘크리트 더미속 곳곳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피해자 가족들의 울부짖음, 구조대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은 폭격후의 전쟁터를 방불케했고, 의사당에서 동영상을 시청한 모든 방청객들도 되돌려진 시간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 참혹한 상황에 이입돼 표정이 일그러졌다.

십수 년 전의 고통을 일깨운 주인공은 김제리 의원(새누리당ㆍ용산1)으로 지난달 28일 제24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도시안전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하는 기회를 얻어 영상자료를 준비한 것이다.

김 의원은 두 참사가 부실시공, 공무원의 무사안일, 시민들의 안전의식 결여가 부른 참극으로 정의하고, 대형참사 사례를 재조명해 현재 우리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영상자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두 대형참사에 이어 원효대교를 보여준 후 한강교량의 안전관리를 묻고 서울역, 아현, 서소문 등 위험 고가도로의 철거와 전면적 안전점검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재난위험시설 E급인 금화아파트, 갈월동 다가구주택 등의 안전관리 대책도 함께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박원순 시장은 김제리 의원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현장시장실 운영결과 금화아파트 등 재난위험시설물은 빨리 철거해야 하는 결론을 얻었지만 아현뉴타운 문제 등과 맞물려 늦어진 사정을 설명했다.

김제리 의원의 문제제기와 박원순 시장의 호응은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안전대책 수립이라는 대의에 의기투합한 것으로, 이날의 질의는 시정질문의 ‘순기능’을 보여준 유익한 토론장이었다.
김제리 의원의 문제제기 타이밍도 시의적절했다. 긴 비에 지반이 약해져 건물ㆍ축대 등이 붕괴에 취약한 시기인 점과 불과 수일전 대한민국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될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나 집행부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더할 수 없는 호기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