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을입맛 찾아 '풍덩'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을입맛 찾아 '풍덩'
  • 임지원
  • 승인 2013.10.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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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제3회 도심 속 바다축제

 

맨손 활어잡기
[시정일보] 민선시대, 도시 스스로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지자체들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광산업’은 매력적인 아이템. 물리적 거리나 시설 면에서 차이가 적은 서울시 자치구의 경우 차별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축제를 선택했다. 주민단합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축제를 선택하고 있지만, 모든 축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확실하고 경쟁력 있는 축제테마의 선정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
1971년 서울 최초의 수산시장인 경성수산시장이 옮겨온 노량진. 노량진수산시장은 천만 서울시민들에게 다양한 수산물을 공급해 온 서울의 바다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이 갖는 상징성을 토대로 경쟁력 확보에 들어간 동작구는 오는 12일부터 13일 이틀에 걸쳐 ‘제3회 도심 속 바다축제’를 개최한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동작구를 대표하는 큰 문화행사는 없지만, 전국 최대의 수산물 유통시장인 노량진 수산시장이 있다. 이곳 수산시장에서 축제를 개최한다면 문화향유에 대한 구민욕구 충족은 물론 관내 대표적 명소인 노량진 수산시장의 브랜드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10m 대형 수조관서 활어맨손잡기, 즉석 회ㆍ매운탕 즐겨
수산물 모의경매 참여, 꽃게ㆍ오징어ㆍ고등어 등 알뜰쇼핑

전어구이ㆍ낙지ㆍ홍합ㆍ연어회 등 ‘무료 시식코너’ 인기몰이
15개 동 자치회관ㆍ동작문화원 수강생들 문화공연 흥 더해


생선회는 크기가 클수록 찰지고 맛이 좋다. 제철에 나는 생선이 더 맛있다. 내가 직접 잡은 생선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전어, 살이 통통하게 오른 붕장어 등 제철 생선들로 채워진 노량진 수산시장.
12~13일 이곳에서는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직접 맨손으로 생선을 잡아 즉석에서 회나 매운탕으로 먹을 수 있는 ‘활어 맨손잡기’는 물론 모의경매 등 다양한 체험활동들로 시민들에게 추억을 안기는 ‘제3회 도심 속 바다축제’가 펼쳐진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동작구는 주거지역이 많아 특색 있는 (축제)아이템을 찾기 어렵다. 다른 지역 축제들과 비슷한 축제를 개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예산낭비”라면서 “동작구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고민 끝에 서울시내 50% 이상의 수산물을 공급하는, 단일품목 시장 중에서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동작구, 수협노량진수산(주), 동작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도심 속 바다축제’는 12일 오전 11시30분 동작문화원 풍물놀이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로 그 시작을 알린다.

모의경매
바다축제 하이라이트는 수산시장 내 고급경매장에서 실시되는 ‘활어 맨손잡기’ 행사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렸다.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오후 3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진행되며, 참여자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일반ㆍ어린이로 대상을 구분했다.
구 관계자는 “행사 기간 임시수조관(10m×7m)에 활어를 풀어놓고 참가자들이 들어가 제한된 시간 내에 맨손으로 활어를 잡게 된다. 이번 행사를 위해 광어, 오징어, 붕장어, 숭어 등 400~500마리의 수산물을 준비했다”면서 “참가자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가져가거나 즉석에서 회나 매운탕으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수는 당일 오후 1시부터 행사진행 부스에서 받으며, 행사개시 30분 전에 접수증을 발급한다. 참가자들은 10인 1조로 편성된다. 참가자들이 사용할 가슴장화와 고무장갑, 수건, 비닐봉투는 주최측에서 준비하며,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행사요원도 배치된다.
축제의 또 하나의 인기코너는 바로 ‘모의 경매’다. 경매품목으로는 꽃게, 오징어, 고등어, 삼치 등 제철에 많이 잡히는 수산물로, 경매에 직접 참여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전문 경매사가 직접 경매를 진행하며 경매 시작 전 간단하게 경매방법을 설명해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올해부터는 어린이 모의경매도 실시해 가족단위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매 수익금은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에 기증된다.
구 관계자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자정 이후 매일 경매가 진행된다. 수산시장의 새벽을 경매소리가 깨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양일간 오후 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수산시장 내 활어경매장을 방문하면 모의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먹거리 장터
축제에 먹거리가 빠질 수는 없다.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물시장에서 열리는 도심 속 바다축제라면 특히 챙겨야할 사항이다. 축제기간 수산시장 측에서는 낮 12시부터 3시까지 제철수산물을 염가에 판매한다. 꽃게 2kg을 1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오징어ㆍ낙지ㆍ생굴ㆍ꽁치ㆍ냉태 등도 시중가격보다 저렴하다.
대중경매장 일대에서는 먹거리 장터도 열린다. 수산물을 좋아하는 시민이라면 꼭 들러야할 필수코스로, 5000원부터 3만원까지 모듬회, 초밥, 홍어회, 양념게장, 전어구이, 낙지, 홍합, 연어회 등을 즐길 수 있다. 무료시식 코너도 함께 마련된다.
구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은 축제에 시너지효과를 더한다. 12일 개막식에 이어 오후 6시30분 수산시장 내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동작바다콘서트. 개그맨 강성범 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김성환ㆍ이진관ㆍ이수진ㆍ이아영ㆍ조성희 씨 등 초대가수들이 무대를 꾸민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주민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제19회 노들가요제’가 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4일 예심을 거친 참가자 12명이 특설무대에 오르며, 김수희ㆍ김범룡ㆍ김연자 씨 등 초대가수들의 공연으로 가요제의 열기를 더한다.
그밖에도 관내 15개동 자치회관 수강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뽐내는 자리로, 축제 기간 이틀에 걸쳐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가 진행된다. 자치회관 수강생들은 고전무용을 비롯해 난타, 풍물놀이, 한국무용 등 빼어나지는 않지만 땀과 결실이 가득한 무대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동작문화원 수강생들도 경기민요, 가야금 병창, 라인댄스 등 무대를 선보인다.
문충실 구청장은 “최근 일본 원전 오염수 유출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다. (노량진 수산시장에도)손님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국내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수산시장에 예전과 같은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올해 축제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방사능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제일 먼저 찾아 회식을 갖는 등 상인들을 격려한바 있다.
구에 따르면, 제1회 바다축제가 개최된 2011년 연인원 4만명이 다녀갔으며, 지난해에는 입소문이 이어져 1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구는 도심 속 바다축제를 통해 노량진 수산시장이 동작구의 명소, 나아가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문충실 동작구청장                  

“수산시장 현대화사업 본격 추진
2015년 8월 완공, 관광 명소화”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도심 속 바다축제는 시작일 뿐이다. 노량진을 거점으로 명품동작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4일 짧은 인터뷰 시간 속에서도 문충실 구청장은 쉴 새 없이 ‘명품동작 건설’을 향한 머릿속 계획들을 풀어냈다.
경성수산시장이 1971년 노량진으로 옮겨 오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의 역사가 시작됐다. 4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노량진 수산시장은 오랜 역사와 함께 낡은 시설이 남아 방문객들의 불편을 낳고 있다.
이에 문충실 구청장은 취임 초부터 그간 표류하고 있던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 집중했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를 포함해 20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며, 지난해 12월말 첫 삽을 뜬 이래 현재 18%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 8월이면 지하2층ㆍ지상6층 규모의 최신시설을 갖춘 현대식 수산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문충실 구청장은 “현대화사업 과정에서 구민 우선 채용을 시공사측과 협의해 현재까지 110여명이 건설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사업 완료 이후에도 노량진수산시장을 유지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질의 일자리에 가능한 많은 구민들이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구청장은 노량진과 여의도를 연결하는 ‘보도육교’를 조성해 여의도의 유동인구를 동작구로 끌어 모으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들려줬다.
문충실 구청장은 “여의도는 유동인구 많은 동네로, (현대화사업)시행사측에서 육교를 설치하도록 유도해 이들이 쉽게 수산시장으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 대법원 결정을 앞두고 있는 노량진 민자역사와 관련해서도 문 구청장은 “늦게 진행되는 만큼 다른 민자역사에는 없는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시민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 2~3년 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과 민자역사에 이어 ‘서울시민천문대’까지 건립되면 노량진 일대는 드림 트라이앵글이 형성된다. 문충실 구청장은 “노량진 본동 산 5-1번지 일대는 빛 간섭이 없고, 한강 수변 해발 100m에 접해 있어 별을 관찰하기 좋은 위치”라면서 “10월 개최되는 불꽃축제와 연계해 서울시민천문대에서 이벤트 행사를 추진한다면 LA 그리스피 천문대처럼 서울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선시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대규모 사업들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취임 초부터 주민 눈높이를 고려한 사업들을 주문해온 문충실 구청장은 그 결실의 하나로 여름철 ‘그늘막’을 소개했다.
문 구청장은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햇빛이라도 가릴 수 있으면 더위가 조금은 가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관내 정류장과 횡단보도 등 52곳에 그늘막을 설치했다”면서 “강추위가 예상되는 이번 겨울에도 강풍을 맞아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의 일환으로 동작구는 올 겨울 횡단보도나 버스정류장에 추위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 있는 행사용 천막을 사용해 여름철 그늘막으로 이용,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왔다면 겨울철 추위가림막은 가림막 벽면에 광고를 허용함으로써 설치비를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문충실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주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겠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