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원순호 서울시정 2년
기자수첩/박원순호 서울시정 2년
  • 문명혜
  • 승인 2013.10.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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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10월27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정 2년의 성과와 남은 임기 8개월간의 각오를 밝혔다.

24일 오전 “시민의 말씀대로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라는 의지를 실은 발표회에서 박 시장은 지난 2년의 서울시정이 소통과 참여, 사람중심으로 변모했다고 자평하는 한편, 바로 하루전 지하철 9호선 운영체계를 바꿔 수조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혁신’을 시정의 주요과제로 삼을 것임을 천명했다.

1995년 이후 다섯 번째로 민선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은 전임 시장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길을 걸어왔다. 취임 첫날 노량진 수산시장과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향후 행보를 예고한 박 시장은 자신이 주관하는 최초의 예산을 6조5000억원이 넘는 ‘복지예산’으로 만들 정도로 양극화 해소에 올인하는 서민시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또 시민들의 육성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1년동안 틈나는대로 자치구들을 돌면서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현장중시형 시장의 면모도 보여줬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년간 자신이 행한 일 중에서 친환경 무상급식과 3만2000명의 시민들이 혜택을 본 공공의료, 4700명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6만5500세대의 공공임대 주택 공급 등을 잘한 일로 꼽았다.
사업명은 다르지만 취임초 공언했던 ‘사람중심의 행정’과 맥을 같이하며 한결같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들로, 자신을 지지해 준 표심에 호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 중 굵은 줄기는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후 도시재생사업 진척이 더디고 부채감축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 등이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 사업이 더딘 것은 공동체 파괴가 옵션으로 전제되는 한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며 “섣달 그믐에 시집 온 며느리가 정월 초하루에 애를 낳을 수는 없다”며 시간부족을 호소한다.

하긴 2년의 시간은 정상적 임기의 절반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고 부채감축도 그의 구상이 임기내에 완결될 때 시정이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박 시장의 재선고지를 향한 도전의지는 이미 여러차례 확인됐고 그에게 남은 시간은 선거기간을 제외하면 7개월 정도. 남는 시간동안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쏟을 것은 불문가지인데, 눈에 확 들어오는 박원순표 시정이 없다는 세간의 평을 감안해 ‘임팩트’를 추구할지, 안정적인 직무수행에 대한 호평에 안주해 ‘무난’을 추구할지 향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