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물과 건강
의학 칼럼/ 물과 건강
  • 시정일보
  • 승인 2013.11.0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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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한의학 박사>


[시정일보]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물 부족 국가라는 대명사가 붙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 중에는 온도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의 세 가지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 있다. 우리들에게 필수 불가결한 물이 그 좋은 예다.

자연계가 일정한 법칙 아래 유지되는 데 있어서 지구상의 자연현상은 지구 표면적의 71%를 덮고 있는 바다, 즉 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물의 물리학적인 성질이 지구상의 자연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고 있는 물도 몸의 조직 속에서 지구상의 바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몸의 조직을 유지하고 그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있어서 물은 공기와 함께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은 음식물을 먹지 않아도 몇 주 간을 살아갈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몸은 수 일밖에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우리들의 몸은 체중의 약 60%가 수분이고 체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물리적·화학적 현상의 거의 대부분은 수분이 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뇌의 조직은 그 무게의 75%가 물이다. 그러므로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두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이 마침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오아시스가 보이거나 허구의 섬이 나타나기도 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마침내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죽게 된다.

충분한 수분은 몸에서 열을 발산시키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요소이다.

어린이나 노인들은 수분결핍만으로도 열이 생길 수 있고 또 해열제를 사용해도 수분이 충분하지 않으면 열이 내리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질병으로 구토나 설사가 계속되면 상상 이상으로 수분을 상실해 버리는 수가 있다. 구역질이나 구토 때문에 물을 마실 수 없거나 또 설사나 복통 때문에 물을 마시는 것을 제한한다면 수분결핍은 더욱 심하게 되고 탈수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유아나 노인에게서 더욱 분명히 나타난다. 눈이 쑥 들어가고 기운이 없어지고 입속 점막이나 입술이 마르고 피부의 탄력성이 없어지고 피부색도 나빠진다. 이런 때에는 대게 소변의 양도 적어지고 색깔이 짙어지는데 속히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증상이 가벼울 때에는 입으로 물을 먹일 수 있지만 때로는 링겔 주사로 수분을 공급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물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또 하나의 병은 신장이나 요도, 방광의 감염증이다. 방광염에 걸리면 배뇨가 불편하므로 더욱 물을 삼가고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서 소변의 양을 늘려 씻어낼 필요가 있다. 요도 감염증의 경우에는 항생물질 등의 약을 사용하지만 다량의 물을 마시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개의 경우에는 몸속에서 수분이 부족하면 목과 입안이 말라서 자연히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만 병을 앓을 때에는 그 감각이 둔해져서 수분이 결핍되고 있는데도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셔도 늘 목이 마르거나 곤란을 느낄 때는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당뇨병도 그와 같은 질병의 하나다)

물은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생상 안전한 것이어야 한다. 낯선 지방이나 외국에 갔을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마시는 물과 함께 중요한 것은 몸 외부에 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목욕은 아침에는 뜨거운 물로, 자기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은 말초신경을 흥분시키고 미지근한 물은 심신의 피로를 가시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