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의 하소연
자치구의 하소연
  • 시정일보
  • 승인 2005.02.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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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정례간부회의에선 각 자치구 건의사항이 줄을 이었다.
서울시 정례간부회의는 매달 첫째, 셋째 월요일 열리는데 첫째 월요일은 이명박 시장주재로 시간부들이 멤버고 셋째주 월요일은 원세훈 행정1부시장 주재로 각 구 부구청장과 시간부들이 모인다.
먼저 최종협 종로구부구청장이 돈얘기를 꺼냈다.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 업그레이드 사업 준공에 따라 청소년 선호 문화프로그램 상설 운영에 필요하다”면서 기존 사업비 1억5000만원에 1억5000만원을 얹어 줄 것을 요청하고, 덧붙여 “2007년 완공되는 서울건축관 건립시 종로관 2개층을 배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답변에 나선 권영규 문화국장은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고 이종상 도시계획국장도 서울건축관에 종로관 별개 설치는 적절치 못하다며 최부구청장의 요청을 단호히 뿌리쳤다.
종로구의 ‘실패’를 목격하고도 김기동 중구부구청장은 굴하지 않고 “건설된지 36년 된 남대문·남산입구지하보도가 균열 누수 등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시민통행에도 지장이 있다”면서 “숭례문광장 조성사업과 연계해 리모델링 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이종상 도시계획국장은 “지하도 리모델링 사업은 숭례문광장조성사업에 포함되지 않았고 안전등급도 C급으로 보수작업은 D급이상 돼야 한다”며 딱지를 놨다.
세 번째 마이크를 잡은 이용선 광진구부구청장은 “어린이대공원 노후담장이 주택가에 접해 있고 담장이 시멘트 블록으로 시공돼 미관을 해치고 있어 주변경관을 고려해 안이 들여다 보이는 투시형 펜스로 고치고 녹지공간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며 시를 설득했다. 답변에 나선 최용호 푸른도시국장은 “어린이대공원은 노후돼 담장뿐아니라 시설까지 올해 대대적으로 손을 볼 생각”이라고 뜻밖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
광진구의 ‘대박’에 고무된 박성중 서초구부구청장은 “잠원동(나루터길)에 있는 지하철 환기구가 보도 전폭을 차지하고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통행에 지장을 준다”면서 “지하철 환기구 교체는 당연히 지하철공사 몫인데도 지하철공사측이 나몰라라 한다”며 공사의 ‘배 째라’를 성토했다. 답변에 나선 정순구 교통국장은 지하철 환기구 문제는 나중에 시와 지하철공사, 구가 한자리에 모여 협의하자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날 4개구의 건의 결과를 정리하자면 종로, 중구는 ‘빈털터리’, 광진구는 한아름의 ‘현금보따리’, 서초구는 약간의 ‘어음’을 손에 쥔 형국이다.
그래서 그런지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이용선 부구청장의 발걸음은 남들보다 두세배는 힘차 보였다.
文明惠 기자/myong@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