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국가보훈, 행복한 대한민국
튼튼한 국가보훈, 행복한 대한민국
  • 시정일보
  • 승인 2013.11.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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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식 래 (서울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시정일보]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34분 북한은 느닷없이 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군부대는 물론이고 민간을 향해서 감행된 무차별 도발 행위에 우리 군은 신속하게 대응사격을 실시하였고, 교전은 오후 3시41분까지 이루어졌다.

한 시간 남짓 되는 교전은 우리 해병장병 2명(故 서정우 하사, 故 문광욱 일병)의 전사와 16명의 부상, 군부대 공사에 참여하던 민간인 2명의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평화롭던 연평도는 마을 곳곳에 불길이 타오르고 검게 그을린 채 허물어진 집터만이 처참한 모습으로 남았다.

연평도 포격은 6.25전쟁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영토에 가해진 무력 도발이었다. 당시 믿을 수 없는 소식에 국민들은 경악했고,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있음에도 불안한 안보 상황을 외면해왔던 것에 깊이 후회했다. 불과 몇 개월 전인 3월26일, 46인의 국군장병이 산화한 천안함 피격 사건과 함께 연평도 포격 사건은 평화 위에 잠자던 우리의 안보의식에 경종을 울렸다.

연평도 포격 도발이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그 속에서 불완전한 평화 상태에 놓인 한반도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명확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연일 바쁘게 돌아가는 세월 속에서 일상의 평화로움을 되찾은 우리는 어느 덧 연평도의 기억을 잊어가고 있다. 다시는 아름다운 청년들이 꽃다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어떠한 외부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나라를 굳건하게 지켜나가겠다는 우리의 다짐이 나날이 희미해져만 간다. 대한민국 안보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우리나라는 주권을 잃고 국민이 고통을 당했던 일제강점기와 민족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6.25전쟁을 겪었다. 연이어 일어난 국가적 고난에도 현재의 발전된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보훈(國家報勳)은 바로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극진한 보상과 예우를 하고 이로 말미암아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안심하고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나아가 국민이 그 숭고한 희생정신과 나라사랑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국가보훈의식은 그 국가의 미래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을, 사회를, 그리고 국가를 발전시키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오는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상기하고 전사한 해병장병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비록 작은 움직임이지만, 나라 위한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잠시나마 돌아보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성숙한 보훈문화가 조성될 것이다.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이 올바른 국가보훈의식을 굳건하게 하고, 이렇게 이룩된 튼튼한 국가보훈이야말로 대한민국을 희망차고 행복한 내일로 이끄는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