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정신의 참 뜻을 오늘에 되새기며
3.1정신의 참 뜻을 오늘에 되새기며
  • 시정일보
  • 승인 2005.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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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하 철 서울지방보훈청장


올해는 3.1독립운동이 일어난지 86돌이 되는 해이다.
1919년 3월1일, 탑골공원에서부터 전국 방방곡곡으로 울려 퍼져나갔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과 태극기의 물결이 초봄의 기운과 함께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독립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민족의 원한과 의지를 담아 외쳤던 그날의 함성과 일제의 총칼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퍼져 대한인의 기개를 드높였던 그 힘찬 만세소리는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흐르고 있고 영원한 횃불이 되어 지금도 들리는 둣 하다.
오늘 3.1절을 맞아 항일투쟁하다 순국하신 선열들의 애국충정을 추앙하면서 우리민족의 끈질긴 저력과 강인한 정신이 하나되어 일어났던 3.1운동의 참뜻을 되새겨 본다.
우리겨레가 반만년 역사를 통해 수백회 이상의 크고 작은 외세의 침입을 받아왔지만 망국의 수모를 겪어야 했던 것은 일제시대가 처음이었고 그 질곡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친 민족의 항쟁도 그 전 어느 시대의 것 에 비길 수 없는 처절한 것이었다.
1895년 을미의병으로부터 1945년 민족해방에 이르기까지 무릇 50년동안 국내외에서 줄기찬 독립투쟁이 이어졌지만 그중 1919년 3월1일 독립운동이야말로 독립운동의 중심이요, 꽃이라 할 수 있다.
민족사에 있어 암흑의 시기에 3.1운동은 신분, 종교, 지역을 초월해 궐기한 거족적 민족운동으로서 비록 당장에 그 목적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자유와 정의, 평등과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속에 과시하고 민족적 자각을 일깨워 이후, 강력한 독립투쟁정신으로 이어졌고 국외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밑거름이자 일제 36년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 조국광복의 벅찬 감격을 안겨준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할 때 3.1운동은 민족의 무한한 영광이요, 빛나는 승리요, 역사의 교훈인 것이다.
그렇다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이 우리의 가슴속에는 얼마나 남아 있는가?
지금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냉혹한 국제환경을 슬기롭게 개척해야 하며, 민족분단의 벽을 넘어 한민족 통일의 기반을 굳건히 세워 나가야할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있다.
선열들이 3.1운동을 통하여 표출했던 자유, 정의, 민주, 평화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개성과 물질문화만을 추구한 나머지 건전한 시민정신이 실종되어가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치관의 부재로 극도의 이기심이 만연하고 소아주의에 휩싸여 사회 각 분야마다 대립과 갈등 속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일본의 지방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이름)의 날 제정’을 추진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우리 모두를 다시한번 경악케 한다.
제국주의 망상에 사로잡힌 일제가 36년간 한반도를 불법 지배하면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철저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정치, 사회적 탄압과 경제적 수탈을 자행하였지만,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한민족이 하나되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선 3.1정신의 위대한 민족혼만은 앗아가지 못했다.
우리는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자국문화의 우수성을 내세우려는 일본을 비난함과 동시에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 물질만능의 풍조가 만연한 우리의 사회현실을 돌아보고 개인보다는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대아를 위해 소아를 버릴 줄 아는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맥박속에서 흐르고 있는 선열들의 애국애족정신과 불굴의 3.1독립정신을 우리의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자 민족정기로 이어받아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속의 한국으로 또 한번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
올해는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우리글과 말과 정신과 역사를 되찾은 광복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온 국민 모두가 남녀노소는 물론 지역과 계층과 이념과 종교를 떠나 온 국민의 자발적 참여속에서 이루어낸 3.1운동의 참 정신을 이해하고 계승·발전시켜나가야 할 때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한민족의 완전한 자유와 독립과 평화와 행복이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 겨레의 피와 땀과 눈물이 한데 어우러져 최후의 1인까지 최후의 1각까지 광명정대하게 독립의 의지를 실천할 때만이 얻을 수 있다는 1919년의 3.1운동이 가르쳐준 뼈저린 교훈을 잊지말고 3월1일을 그 어떤 날보다 더 기쁜 날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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