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평가제 ‘잡음’ 이어져
다면평가제 ‘잡음’ 이어져
  • 시정일보
  • 승인 2005.02.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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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환 기자
참여정부 출범 후 급속도로 퍼진 공무원 다면평가제가 시행초기 우려했던 문제점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1999년말 공무원사회에 도입되기 시작한 다면평가제는 승진 등 인사관련 심사를 할 때 상급자 일변도를 벗어나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와 하급자를 비롯해 업무관련 민원인 등의 평가도 함께 고려하는 제도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인기투표’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란이 자치구별로 끊이질 않고 있다.
A구의 모 과장은 “승진 대상자들의 면면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평가한다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다면평가를 꼬집었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할 인재가 평소 업무와 정반대로 배치되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내비쳤다.
B구 모 과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 과장은 “평소에 자신과 사이좋았던 사람과 사이가 나빴던 사람들 중 누구를 좋게 평가 하겠냐”며 “이는 겉으로는 공정한 평가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라며 다면평가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C구 모 과장은 “최근 승진 대상자들이 출근과 동시에 눈도장을 찍거나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마치 선거전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유세를 펼치는 정치인 같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현재 다면평가는 정부가 공직사회에 경쟁체제를 도입, 업무성과의 향상을 기대했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인기투표화 경향, 조직원들 간의 담합가능성, 여려 명의 평가자로 인한 판단오류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공직자들의 다면평가제와 성과상여금제에 대한 폐지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공직사회에서 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민주적 조직문화 창출 등 긍정적 측면과 평가결과에 대한 논란 소지, 조직의 안정성 결여 등의 문제점도 함께 가지고 있어 ‘양날의 검’과 같다.
정부는 제도의 지속적인 보완과 개선작업을, 공직자는 혈연·지연·학연을 벗어난 성숙된 가치관을 길러 더 이상 이런 잡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劉宗桓기자 / najjongi@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