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요즘 대세, 共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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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영
  • 승인 2014.03.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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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몇 년전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에는 영화의 시작을 이끌어 갔던 특별한 소재가 있었다. 두 여자주인공이 서로의 집을 바꿔 휴가를 보내는 것.

영화는 영국 전원마을에 사는 아이리스와 미국LA에 사는 아만다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2주의 휴가기간 동안 집을 바꿔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으로 이들은 서로 다른 환경을 경험하면서 삶을 재충전하고 사랑도 함께 찾게 된다.

최근에는 개인적인 소유보다는 함께 나눠 쓰는 공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대 아이디어’에 공유경제가 이름을 올리고부터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

공유경제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서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이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마을만들기 사업과 함께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운영하는 다양한 공유 프로그램과 사업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방학동 도깨비시장의 도깨비방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셰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차를 마실 수도 있고, 책을 기증 받아 돌려가며 읽는 도깨비 책방으로, 주민들의 숨은 재능을 나누는 도깨비 공방으로, 소모임이나 전시장소로 활용되는 도깨비 사랑방으로써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자체의 아이디어로 이러한 공유경제의 좋은 예를 보여준 사업도 있다.

작년 가을 강가를 화려하고 다양한 등으로 물들였던 도봉구 방학천의 등축제가 바로 그것.

도봉구는 서울시에서 매년 진행되는 청계천 등축제에 사용된 등을 무상으로 임대해 방학천 등축제로 선보여 10만여명의 주민들이 찾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등축제와 관련해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도봉구에 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마땅한 축제가 없는 것에 고민하던 중 청계천의 등축제 비품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시에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구의 재정은 아끼면서 자원 재활용과, 주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은 도봉구의 등축제는 요즘의 공유경제의 새로운 모델로 꼽을 만하다.

옛날의 우리들은 이웃과 물품을 공유하거나 함께 쓰고, 서로의 일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각박해진 오늘날 따뜻한 마을 만들기의 중요한 부분이 될 공유경제를 통해 옛날의 향수를 찾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