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든’ 창동역사하부 개선사업
‘함께 만든’ 창동역사하부 개선사업
  • 이주영
  • 승인 2014.04.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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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周映 기자 /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무슨 일이든 멋진 완성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품이 들어가게 마련. 그럼에도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과 평가가 엇갈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여러 집단의 니즈를 잘 엮어 각각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낸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창동역사하부 개선사업.

1911년 경원선의 개통으로 영업을 시작한 창동역은 100년이 넘은 의미있는 곳이다. 1985년 지하철 1ㆍ4호선이 관통하면서 30년 가까이 현재의 모습으로 유지돼 왔다. 유서깊고 서울 동북권 교통의 중심지이지만 실상 그 주변은 낡고 지저분한 채로 방치된 지 오래였다. 벗겨진 페인트외벽의 낡은 환경, 주변에 가득 찬 포장마차들로 창동역은 흉물스러움 그 자체였다.

구는 창동역사하부 개선사업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내놓았지만 생계가 달린 노점상들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빨리 새것으로 변화되길 원하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도봉구는 돌아서 가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천천히를 택했다.

이를 위해 노점상 대표단과 20여 차례가 넘는 심도있는 의견 조율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엔 불신과 반감으로 가득했던 노점상들도 조금씩 양보하며 공감대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6월 오랜 기간동안 주민들이 원했던 보행권과 그 속에서 삶을 지탱하면서 살아가는 또 다른 주민들의 생존권이 공존할 수 있는 교집합의 결과물이 공개됐다.

어둡고 지저분했던 창동역 동측하부 공간은 전시공간, 야외무대, 바닥분수로 이뤄진 문화공원과 북카페 등이 들어섰고 난립했던 노점상도 깔끔하게 디자인 마차로 통일해 새로운 거리로 탄생했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창동역 서측하부 경관개선사업까지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랜드마크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주민은 주민대로 보행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노점상은 생존권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사회적기업홍보관, 마을카페 등을 통해 지역 일자리창출에도 이바지하면서 민과 관이 함께 하는 성공적 모델로 거듭났다.

빠름빠름을 강조하는 요즘 신속한 행정도 좋지만 조금은 늦더라도 모두가 함께 미소지을 수 있는 결과를 향하는 것도 괜찮다.

주민과 함께, 이해당사자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 것이 진짜로 주민들이 원하는 행정의 정도(正道)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