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선은 늪에 빠지고 도민표심은 표류 중
<기자수첩>지선은 늪에 빠지고 도민표심은 표류 중
  • 한성혜
  • 승인 2014.05.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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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聖惠 기자 /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지난달 있은 진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당장 6월 지선은 코앞에 닥쳤는데 정치권은 뾰쪽한 공약 하나 내놓지 못한 채 정쟁만 난무하고 중소기업을 비롯한 지역 상권은 바닥을 헤매고, 지자체는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의 행사마저 반납케 만들었다. 고등학교들은 그토록 기대했던 학창시절의 마지막 수학여행마저 포기해 버렸다. 이렇듯 경제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온 국민의 뇌리에 각인된 절망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될지 막막한 심정이다.

강원도의 경우 전 세계의 축제인 2018동계올림픽을 3년 남짓 앞둔 시점에서 성공개최를 위한 도민들의 염원과 함께 강원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도지사 선거는 2배의 부담감으로 다가오면서 구심점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말 도지사 후보 당내경선에서 이광준 전 춘천시장과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을 물리친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최흥집씨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나홀로 공천을 신청한 현 최문순 지사가 도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1:1 대결의 총력전에 접어들었다.

새누리당은 지난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9석 전석을 석권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도지사 선거에서는 연패를 당하면서 설욕의 각오를 다지고 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19대 총선, 18대 대선에서의 참패를 거울삼아 현 지사의 수성은 물론 시장·군수와 도의원 등에서 만회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 지선은 사상 유래 없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과 자숙모드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강원도는 역대 선거에서 영서와 영동으로 나누어져 지역 색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을 보면 춘천 출신의 최문순 지사와 강릉출신의 최흥집 전 정무부지사의 양자대결은 소지역주의 변수에 무당파 층의 표심이동이 결정적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세월호 참사 여파로 한편에선 현역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총체적인 정치권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터라 도민의 생각은 더욱 예측하기가 힘들다.

과거 지선에서는 춘천, 원주, 강릉 빅3를 중심으로 표심이 움직였다고 보면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원주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금 도민의 표심은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누굴 도지사로 뽑을 것인가보다 이 난국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뿐이다. 내달 4일 강원 도민의 현명한 결정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