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폭풍
선거 후폭풍
  • 문명혜
  • 승인 2014.06.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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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민의의 축제가 끝나고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민선6기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인사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의례히 당선자들이 논공행상을 하기 마련이고 이번 지방선거는 서울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치구청장들이 재신임을 얻었는데도 큰 폭의 인사를 예고하고 있어 서울시 공무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간담회에서 7월초에 부시장부터 차례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인사폭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한데 연임하는 시장에게 큰 폭의 인사는 필요없다는 게 일반론이고, 박 시장이 민선5기와는 다르게 공격적인 시정에 나설것이고 자신의 뜻을 이루려면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하에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일리있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핵심 요직 물망에 오르고 있는 한 인사는 “솔직히 어디로 가게될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고백하면서 “요즘은 너나없이 인사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말로 정기인사를 앞둔 서울시 분위기를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구청장들이 압도적 다수인 자치구 사정은 서울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다양하다. 선거전이 임박할 때까지 기초 무공천이 거의 기정사실화 됐었고, 권력교체 가능성이 많았던 만큼 반대편에 섰던 공무원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중 상당수는 민선5기 선거전에서 이미 현직 반대편에 섰던 ‘전력’이 있거나 선거전 후 논공행상에 불만이 있던 인사들로, 그들의 활동목표와는 정반대의 선거결과가 나옴으로써 인사수요가 급증했다는 게 지역정가에 정통한 인사들의 전언이다.

일부 인사들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확성기로 ‘오해’임을 외치고 있고, 좌천이 굳어진 인사들은 이미 이삿짐을 싸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 인사는 “내 관운이 그렇지, 뭐..”라며 자조섞인 한숨을 내쉬며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철새신세가 싫어 명예퇴직을 심각하게 고민중임을 밝혔다. 정쟁의 비정함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민선5기의 재판인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끝난 서울시 6.4 지방선거. 결과는 같았지만 과정이 달랐고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서울시 공무원들은 지금 술렁이고 있다.

좌천의 반대편에 영전이 있는 인사는 제로섬 게임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지금 불안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