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함께 만드는 ‘모두의 문화쉼터’로 거듭
주민이 함께 만드는 ‘모두의 문화쉼터’로 거듭
  • 이주영
  • 승인 2014.07.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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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역문화예술회관의 미래와 비전 그리기

 

▲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노원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왼쪽부터)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 조은아 추계예술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오진이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송인현 극단민들레 대표가 각각 주제에 따라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문예회관 평가제 도입, 자치단체장 개선 노력 유도
전문인력 양성ㆍ지역특화콘텐츠 개발 등 지원 확대
엔터테인먼트 기능 갖춘 ‘생활문화공간’자리매김
운영체계 개선ㆍ민관네트워크 강화ㆍ시민활동 거점



[시정일보]지난 6월30일 노원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노원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지역 문화예술회관의 미래와 비전 그리기’라는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자치구의 문화예술회관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고 문화가 중심이 되는 요즘 문예회관의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박영정 책임연구원의 사회로 △문화융성시대의 지역문예회관의 미션 △문화예술회관과 지역사회의 협업(콜라보레이션)을 위한 과제 △지역문예회관 역할에 대한 비전과 성찰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참석자로는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 조은아 추계예술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오진이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송인현 극단민들레 대표가 나섰다. 또한 노원문화예술예관을 중심으로 살펴본 지역문예회관 역할 비전에 대한 토론에는 조영종 노원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 주임, 의정부예술의전당 소홍삼 공연기획부장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융성시대의 지역 문예회관의 미션

김정훈 문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문화융성시대, 지역문예회관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를 시작했다.

김정훈 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문예회관의 연평균 시설가동률이 51.1%에 불과하고 그도 공연프로그램 가동률은 34.7% 뿐이라면서 각 회관의 빈약한 소프트웨어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는 △전국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 등과 같이 각 지역의 주민 친화적인 특성화 노력의 부족 △대관 또는 인기장르 초청사업 위주의 단순한 운영 프로그램 △지자체 공무원의 순환보직과 시설관리에 치중된 전문 인력의 부족 △행사ㆍ시설관리에 우선적으로 배정되는 지자체의 문예회관 예산 등도 지역문예회관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예회관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문예회관 평가 시스템 구축이라고 김정훈 과장은 강조했다.
김 과장은 “매년 전수 실태조사를 통해 각종 현황을 파악하고, 구형별로 구분해 등급을 부여토록 함으로써 전국 문예회관을 유형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전국 문예회관 DB를 구축해 이를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지자체 장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정훈 과장은 문예회관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대안도 거론했다. 우선 국립예술단체와 지역 거점 문예회관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제작 및 유통(순회공연 등)을 통한 지역레퍼토리 확보, 지역주민ㆍ지역예술인들의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써의 역량을 넓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 거점 문예회관을 지정하고 자체제작 능력을 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인력 양성, 지역 기반 콘텐츠 개발, 네트워킹 등 자생력 강화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비중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토론자로 나선 조은아 추계예술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요즘은 영화관을 비롯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및 쇼핑몰과 같은 상업공간들도 점차 복합문화 영역으로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존의 문화시설도 문화적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기능의 확장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은아 교수는 김정훈 과장의 발제 내용 중 ‘문예회관 발전방향의 핵심 논의 중 하나인 평가시스템 구축’에 대해 이는 최근의 정책적 차원에서 시기적절한 제안이라고 동의했다.

이에 대해 조은아 교수는 “문예회관에 대한 평가작업은 서열을 내기기 위한 것이 아닌 자체 평가의 적극적 활용, 비중의 질적 평가, 관리운영 측면보다는 성과 측면의 평가라는 방향성을 갖고 이뤄지도록 해 문예회관의 전문적 운영에 대한 정책적 가이드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능동적인 참여와 체험소비형태로 변화되고 있는 요즘 문화 공간 내에서도 이러한 소비행태를 반영한 다양한 공적 공간과 참여 공간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문예회관이 생활문화공간으로서 적극적인 포니셔닝을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간적으로는 공적 공간을 확장하고, 이를 시민들의 참여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프로그램의 개발ㆍ운영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은아 교수는 문예회관이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 혹은 생활문화공간으로 자생력을 갖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건은 지역문화전문인력의 거점이 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역별 거점형 문예회관으로 지정되는 기관의 경우, 문화예술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 혹은 지역민 대상 프로그램의 개발 뿐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재교육에 대한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예회관과 지역사회의 협업을 위한 과제

오진이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은 ‘문화공간, 지역사회와 주민이 호흡하는 애정단지로’라는 주제로 문예회관과 지역사회의 협업에 관한 발제를 진행했다.

오진이 본부장은 지역문화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문예회관이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되지만 큰 진척이 없는 이유를 △지역문화 민관 협력체계 부족 △문화공연 시설 간 공동 전략의 미흡 △대관 및 행사 위주 시설 운영으로 인한 전문 인력 운영 확보 미흡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무차별적 프로그램 기획 △성과체계 방법의 미흡 △리모델링 및 유지 보수 필요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문화시설의 운영체계 개선, 민관 네트워크의 강화, 시민활동의 지역거점 육성 등의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오진이 본부장은 미래학자 텝스 콧 박사가 지난 해 서울디지털 포럼에서 발표한 ‘열린사회를 위한 4가지 원리’ 협동ㆍ개방성ㆍ공유ㆍ권력의 분산을 통해 문예회관 운영의 기반이 만들어 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오 본부장은 문예회관과 지역사회라는 주체가 서로 합의함으로써 약속한 공동과업, 공동의 경험이 아직 부족한 만큼 이를 위해 선행해야 할 부분도 있음을 강조했다.

그 첫 번째로 지역사회와 문예회관이 서로 공감하고 영감을 주며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활동가들의 참여가 가능한 거버넌스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각의 지역사회 문제를 정체성에 맞게 해결할 수 있는 협업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지역사회의 문화자원조사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사회와 문예회관, 예술단체가 공동과제 수행을 통해 서로에 대해 이해와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오진이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지역의 문예회관은 자치구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곳,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자부심을 느끼는 곳, 이웃과 친구가 되는 곳,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보람을 느끼는 곳 등 모든 공간이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이 호흡하는 애물단지가 아닌 애정단지로 거듭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민들레 송인현 대표는 ‘지역문화창조, 사람이 주체가 되는 생활 속 문화’라는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송인현 대표는 “문예회관과 지역사회의 콜라보레이션을 말하다보면 자칫 문화예술활동이 교육에만 치우치지 않을까란 걱정이 앞선다”면서 “이는 지역민들이 예술창조자 보다는 배우는 수준에 머무르게 되며 이러한 문화는 창조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교육의 연장, 탁아의 수단 등과 같은 작은 역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李周映 기자 / sijung1988@naver.com 
  

노원문화예술회관 10주년 예술창작ㆍ유통센터로 도약

구립공연장 ‘지역문화거점’ 역할
민간협업을 통한 예산한계 극복


노원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노원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지역문예회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김병호 대표는 ‘문예회관, 공공성과 자율성이 담보되는 주민소통공간으로’라는 주제의 발제를 시작했다. 김병호 대표는 “문예회관은 1차적 공연시설로서 공연예술 향유의 수혜공간, 시각예술의 관람시설, 지역민들의 문화센터로서의 기능, 예술교육의 공간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차츰 그 기능이 지역 특성에 맞도록 차별화되고 특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0년 동안 2013년12월까지 505편의 공연을 1113일 동안 1421회차 공연해 총 관객 42만8642명이 관람했으며 약 70%에 근접한 객석 점유율을 보였다면서 공연장 이용률만 분석한다면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간별로 특화시켜 운영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김 대표는 “노원어울림극장은 청소년 전용 공간으로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소공연장은 어린이연극 전용공간으로 활성화 시키는 것을 제안한다”면서 “나머지 공연장은 지금과 같이 운영하고 노원문화예술회관이 이미지 작업을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뒤이어 토론자로 나선 노원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의 조영종 주임은 지역공연장으로써의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역할과 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조영종 주임은 지역문화예술관은 지자체가 공적기금으로 건립한 공공을 위한 공간으로 문화정책을 실현하고 문화향수와 창조 활동을 활성화 하는 첨병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하는 공간이라면서 공연 뿐아니라 전시 교육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예술시설로 지역 문화창조의 거점공간인 동시에 예술 창작과 유통센터로써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노원문화예술회관 및 공공 공연장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 공연장의 문화거버넌스 구축과 공동전략 수입, 사업의 연속성 유지를 위한 제도적 보장과 예산편성, 지원 시기 조정 등의 개선, 관련 인력의 전문성 제고와 문화예술 마인드 함양, 공공 공연장 확충관리 마스터플랜 수입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종 주임은 “지역 공연장의 기능은 지역주민의 생활과 보다 밀착한 생활예술을 지향하는 것”이라면서 “구립 공연장은 단순히 공연예술 감상기회를 제공하는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형성의 거점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소홍삼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장은 참여, 협업, 사람이라는 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예회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소홍삼 부장은 “주민과 관객을 늘 계몽주의적 대상으로 단정해 감상자 수준으로 머물러 있게 할 것이 아니라 문화의 권리자로써 능동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참여의 시대라는 말처럼 관객이 문화감수성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문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족한 예산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과의 네트워킹과 협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협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공식적인 네트워크 뿐 아닌 다양한 층위의 협업시스템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예회관의 효율적인 역할과 기능의 운영을 위해 사람을 통한 가치창출, 전문성을 가진 인적자원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