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떠나지 않고 여름을 즐기는 방법
기자수첩/떠나지 않고 여름을 즐기는 방법
  • 이주영
  • 승인 2014.08.0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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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周映 기자 /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최근 습한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신나는 뮤지컬이 화제다. ‘미친듯이 행복해 진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뮤지컬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 공연은 ‘프리실라’라는 핑크색 버스를 타고 트랜스젠더, 게이, 드랙퀸 3명이 함께 호주의 사막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150분 동안 펼쳐지는 화려한 무대와 익숙한 팝송 넘버들을 듣고 있으면 진짜 호주 사막을 가로지르며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 만큼 매력적이다.

 

기자는 이 공연과 함께 다른 곳으 로 떠나지 않고도 ‘미친듯이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좋은 사람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은 도시의 한 복판이든, 깊은 산속이든, 하얀 모래사장의 해변이든 상관없을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힐링은 무엇보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많은 자치단체에서도 주민들이 ‘미친 듯이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올 여름휴가 지원에 나섰다.
워터파크를 옮겨 놓은 듯한 물놀이장을 곳곳에 만들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의 관심을 잡는가 하면, 옛 선비들의 생활을 느껴보는 한옥 책읽기 체험, 여름밤 둘레길 걷기 등 다양하다.

특히 여름밤 연인들과 가족들이 시원한 노천변에 펼쳐지는 야외영화 관람은 상상만으로도 로맨틱한 기분을 자아낸다. 큰 준비물 없이도 편하게 여유시간을 보낼 수 있는 노천 영화상영은 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지난 2일 저녁 당현천 변에서 진행된 ‘당현천 노천 영화관’은 더위에 지친 주민들을 행복에 물들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나 둘 짝을 이뤄 돗자리를 펴거나 계단에 앉아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영화를 보고 있는 모습은 유럽의 저녁 풍경 같았다.

이날 자리에 있던 한 주민은 “산책하던 도중 우연히 영화 상영하는 것을 알게 돼 보고 있는데 집 주변에서 작은 이벤트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각 구청에서는 예산과 획기적인 사업으로 거창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소소한 일상의 행복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디테일함도 놓치면 안될 부분일 것이다.

얼마 전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인터뷰에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것처럼 노원구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꼭 큰 예산이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알았다”면서 “진짜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아이디어를 내는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주민들 모두가 ‘미친 듯이 행복’할 수 있는 구정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