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고향 길에 자신감을 되찾자
시정칼럼/고향 길에 자신감을 되찾자
  • 시정일보
  • 승인 2014.08.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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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광 희 <기획취재국장>

[시정일보] 한 고개를 넘으면 새로운 정경이 펼쳐지리라는 기대로 설레이건만 올 추석 길은 여러모로 착잡한 고향 길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무거운 현실의 짐을 메고 가는 고향 길이다. 땀을 식혀주는 새바람을 맞으며 앞을 내다볼 것으로 기대했건만, 그럴 여유가 없는 현실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신이 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오만과 속단이 만들어 놓은 결과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역사의 고개마루에 서 있다. 그런데 아직도 앞을 보는 사람과 뒤를 보는 사람으로 갈라져 있다. 일종의 혼돈이 고개를 오를 수 있었던 집요한 힘을 빼버리면서 위기상황의 탈출로 굳세게 내디뎌야 할 발걸음을 묶고 있다. 해체현상과 재구축 움직임이, 부정과 긍정이, 낙관과 비관론이 갈등을 빚으면서 적이 아닌 스스로의 내면에 포위되어 있다.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란 말처럼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이겨야 한다. 그러자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자신감을 되찾는 일부터 해야 한다.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면 소아에 집착하게 되고, 그것이 신경질적 적대의식과 부정적 사고를 부르게 된다. 반면에 자신감을 얻게 되면 이해와 관대와 포용력이 커져 긍정적 세계를 도도하게 전개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는 확대 재생산으로 이어지고 부정적 사고는 기껏해야 배급제도나 축소 균배의 침체만 몰고 온다.

잘 아는 친구가 요즘 유행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한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스마트폰을 구득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생각이다. 더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원할수록 생산이 더 늘어나 값도 싸지는 것이 시장경제의 요체다. 그러나 문제는 남이 스마트폰을 사려하면 내가 살 기회가 위협받는 다는 부정적 생각에 있다는 것. 이는 남이 돈을 벌면 나도 돈 벌 수 있다는 예증인데, 그것을 나의 기회를 뺏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

이제는 경쟁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면 불필요한 사회적 마찰을 줄일 수 있다. 개개인이 자신감에 충만하면 국가의 자신감도 솟구칠 수 있어 못해낼 일이 없게 된다. 사실상 개발 연대의 우리의 성공은 ‘하면 된다’는 자신감 하나의 표출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선진국들이 우리를 괄목하여 바라본 것도 한국인은 무엇이건 할 수 있다는 당돌하기까지 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여린 손길로 수출 한국을 일구어낸 여공들도 잘 살 수 있다는 갈망으로 주경야독을 하며 열심히 일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더럽고 힘든 일을 기피하고 있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일보다는 울분에만 들떠 남을 탓하기에만 바쁘다면 제2건국은 누구의 손으로 건설할 것인가. 그동안 ‘엽전’이란 자학의 단어가 우리들 입에서 사라진 것도 얼마나 많은 민족적 노력이 투입된 결과인가. 그런데도 요즘 걸핏하면 우리의 성과를 비하하고 있다.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생활경제시장은 앞이 안 보인다고 한다. 그동안 오만과 속단에 의한 경쟁의지가 떨어진 때문인지 한국경제 저력에 한계가 왔기 때문은 아니다. 개개인이 긍정과 부정의 마음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돌파력과 참담한 좌절이란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나쁜 것만 파헤쳐 따지려는 성악설에서 벗어나 우리의 좋은 점을 캐내 고양시키는 성선설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들의 마음과 마음에서 찾아내는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고향길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