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이명박의 끝없는 실험
서울시장 이명박의 끝없는 실험
  • 시정일보
  • 승인 2005.03.3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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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2002년 7월 시장에 취임한 이후 그는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뉴 타운 건설, 서울광장 조성, 깨끗한 수돗물 공급 등 굵직한 사업을 잇달아 발표했다. 또 최근에는 남대문∼광화문을 잇는 세종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런 이 시장을 두고 한쪽에서는 개발독재의 계승자라는 비판을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이명박’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찬사를 보낸다.
사실 이명박 시장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을 했고, 또 하고 있다. 먼저 청계천 복원공사를 보자. 당초 많은 사람들은 공약으로 내세운 청계천 복원이 공약(空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도로를 메운 차량들로 상습적인 정체를 빗고 있는 서울에서, 적잖은 통로역할을 하는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다는 건 발상은 좋지만 결국은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곤 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도 마찬가지 논리였다. 이 시장의 전임자들도 엄청난 후폭풍을 우려,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시장은 만만찮은 반대에도 이런 일들을 해냈고 세간에서는 이명박의 추진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명박 시장의 실험은 서울광장 조성, 수돗물 공급체계 개선, 세종로 개편 등으로 이어진다. 그에게 쏟아지는 ‘개발독재의 후계자’라는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이런 일들은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광장 조성이나 세종로 개편은 그동안 ‘박제(剝製)’됐던 공간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었고,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업들의 성공으로 이명박 시장은 잠재적인 대권도전자에서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고, 상대적으로 우세한 자리를 잡게 됐다. 한때 교통난과 집값, 즉 부동산투기를 잡으면 대통령이 된다는 말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이 그의 뜻을 이루기엔 갈 길이 아직 멀다. 우호세력 저편에 확실한 비토세력도 그렇고, 그의 실험 때문에 그늘을 받은 사람들도 이명박을 비판한다. 그의 실험이 성공하는 날, 중국 황하상류 하진(河津)에 나오는 고사처럼 이 시장이 급류를 타고 올라가 용이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