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연평도 포격도발 4주기를 맞아
<독자기고>연평도 포격도발 4주기를 맞아
  • 시정일보
  • 승인 2014.11.2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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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 (서울보훈청 총무과 단체협력팀장)

[시정일보]우리를 둘러싼 산과 들을 수놓았던 가을의 흔적이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과, 달력에 달랑 두 장 남은 종이가 벌써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엊그제 봄을 맞이했던 것 같은데 벌써 금년을 서서히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인 시간의 흐름을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지 말아야 할 것 들이 있지 않을까?

4년 전 11월23일 연평도에 쏟아졌던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은 우리 국민 모두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우리 국민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천인공노할 만행이었다. 북한은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을 무시한 채 무력을 앞세운 기습적인 도발을 자행해오고 있다.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로 항상 국가안보가 불안하고 편할 날이 없다.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을 때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져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호국인물에 대해 선양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된 바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헌신한 분들을 기리고 국민이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되돌아보고 건강하고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이다.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정부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다.

흔히들 젊은 세대들은 나라사랑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고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은 많은 방법과 수단들이 있겠지만 국가의 무한책임 실현과 국민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보훈문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이러한 보훈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역에 소재한 보훈단체와 보훈가족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과 처우는 일반 사회단체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회원들 숫자에 밀려 지원이나 예우가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되고 민간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방치된 채 지속된다면 국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의 발전과 번영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를 위한 희생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원칙은 선언적 의미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우와 보상이 뒷받침 되고 숭고한 희생을 국민이 존경하고 명예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풍토가 만들어질 때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연평도 포격도발 4주기에 즈음하여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