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정책 우선순위 ‘환승시간 개선’ 중심 전환 필요
대중교통 정책 우선순위 ‘환승시간 개선’ 중심 전환 필요
  • 시정일보
  • 승인 2014.12.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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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서울시 출근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 높이기


[시정일보]시 3개 도심(4대문 도심, 강남, 여의도) 출근자를 대상으로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트위터) 키워드 분석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자 입장의 평가항목을 설정했으며 전통적 평가요소인 시간, 혼잡도, 비용 이외에 냉난방, 무선통신환경 등 차내 환경이 포함됐다.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71.3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출발 출근자가 서울외곽 수도권 출근자보다 높고, 남자가 여자보다 높으며, 출근거리가 짧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환승횟수가 적을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 서울시 출근자의 대중교통 질 평가

대중교통 출근자의 주요 관심사는 시간과 혼잡도다. 시간과 혼잡도는 선택 이유와 불편 순위에서 정반대에 위치했다.
우선 대중교통수단 선택 시 시간이 가장 중요했다. 중요도 점수가 이를 보여준다. ‘짧은 이동시간’, ‘정류장까지의 접근시간’ 등 시간 관련 항목은 중요도 점수가 높다. 반면 ‘편의시설’ 및 ‘무선통신환경’, ‘혼잡한 정도’ 등의 요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다.
가장 불편한 것은 ‘혼잡’으로, 불편 점수가 이를 보여준다. 불편 점수는 ‘혼잡도’가 61.3으로 가장 높았다. 시간 관련 항목 중 ‘배차간격’을 제외한 ‘정류장까지 긴 접근시간’, ‘이동시간이 오래 걸림’ 등은 선택 이유와 정반대인 최저 불편 점수를 차지했다.

버스와 지하철은 이용객의 희망 수준보다 2배 높은 혼잡도를 보였다. 특히 지하철은 버스보다 46% 더 혼잡하다. 버스는 혼잡도 3(70%)으로 응답한 경우가 24.4%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혼잡도는 94.5% 수준이다. 지하철은 혼잡도 5(150%) 이상으로 응답한 경우가 전체의 5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평균 혼잡도는 140.5% 수준이다.

버스의 혼잡도는 희망 수준의 1.9배인데 지하철은 2.3배다. 버스는 현재 94.5%의 평균 혼잡도에서 불만족을 해소할 수 있는 허용 혼잡도 수준을 50.0%로 희망하는 수준이다. 지하철의 혼잡 불만이 해소되는 허용 혼잡도는 60.6% 수준이나 현재 평균 혼잡도는 희망수준의 2.3배인 140.5%에 해당한다.

대기 및 환승시간에 대한 불만은 더 크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할 때 시간상 불만족 여부는 ‘대기시간’이 76.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환승시간’이 53.3%, ‘차내 시간’이 42.8% 등으로 인식됐다.
우선 정류장 접근시간과 차내 시간은 출근자의 집과 직장의 선택 결과에 의한 것이다. 출근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을 선택하는 응답자들은 ‘정류장까지의 접근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그 다음은 ‘차내 시간’, ‘대기시간’ 순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접근시간’과 ‘차내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주거지와 직장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므로 불만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대기시간’과 ‘환승시간’은 공공의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 ‘대기시간’과 ‘환승시간’은 결국 희망 수준과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할 때 걸리는 현재 시간과 불만족을 해소할 수 있는 허용시간의 차이는 ‘대기시간’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이 해소되는 대기시간은 현재의 51.7% 수준이다. 그 다음은 환승시간으로, 희망하는 허용 환승시간은 현재의 62.6% 수준이다.

희망 수준과의 차이가 가장 적은 시간은 ‘접근시간’으로 분석됐으며, 허용 접근시간은 현재의 84.4% 수준이다.

결국 출근자가 집과 직장을 선택한 결과로 나타나는 ‘접근시간’ 및 ‘총 소요시간’보다 현재와 희망수준 간의 차이가 큰 ‘대기시간’ 및 ‘환승시간’이 주요 정책 고려 대상에 해당한다.

3개 도심 출근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71.3점이다. 행복지수는 현재 수준과 허용 수준의 차이 및 불편 점수를 반영했다. 계량화가 가능한 접근시간, 대기시간, 환승시간, 총 소요시간, 혼잡도 항목들은 현재 수준 대비 허용 수준의 차이를 반영했다.

기타 평가항목은 불편 점수를 반영해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여기서 개인별 대중교통 선택항목의 중요도점수를 가중치로 활용했다.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체 평균점수는 71.3점이다. 여자보다 남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높다. 또 서울에서 출근하는 사람이 서울 외곽 수도권 출근자보다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높게 산출됐다.

한편 대중교통 집중도가 높은 곳의 출근자가 행복지수도 더 높았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집중도가 높은 사대문 도심 출근자가 강남·여의도 출근자보다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높게 산출됐다.

아울러 출근 거리가 짧을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상승했다. 출근 도착시간이 혼잡할수록 행복지수는 낮았다. 출근지 도착시간이 혼잡도가 높아지는 9시에 다가갈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하락했다.
연령대와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비례 관계다. 출근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상승했다.
대중교통 행복지수와 승용차 분담률은 반비례 관계다. 출근 거리가 길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낮아지나 승용차 분담률은 상승했다. 대중교통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사대문 도심 출근자의 승용차 분담률이 가장 낮고 여의도는 그 반대였다.

남녀 그룹에서는 대중교통 행복지수와 승용차 분담률 간에 반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 이는 남성보다 승용차 이용률이 낮은 여성의 승용차 이용 특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환승이 적어지면 대중교통 행복 지수는 증가했다. 환승이 많은 ‘버스+지하철’을 이용한 출근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67.5로 최저 수준이다. 환승횟수가 적을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상승했다.

평가항목 중 행복지수 개선 효과가 가장 큰 것은 환승시간이다. 대중교통 행복지수의 평가요소별 불만 또는 불편 수준을 해소할 경우, 행복지수 개선 효과를 파악하는 민감도 분석 결과 환승시간 개선 효과가 가장 크고 그 다음이 대기시간 및 총 소요시간 순이었다.

대중교통 출근자에게 환승시간 1분 단축이 통행시간 1분 단축보다 더 중요한 의미로 파악됐다. 통행시간 1분 단축을 위한 도로 및 지하철 투자 비용보다 환승 시간 1분 단축 비용이 훨씬 저렴했다.


■ 대중교통 행복지수 향상 위한 정책제언

대중교통정책 우선순위는 환승시간 개선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환승시간과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획기적인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지하철-지하철, 버스-지하철, 버스-버스 환승지점에 대해 환승거리, 환승시간, 환승혼잡도에 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5년 주기의 수도권 가구통행실태조사(2016년 예정)와 연도별 현행화 사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환승조사 결과를 정책목표 및 정책평가 통계로 관리해야 함을 말한다.

단기적으로 버스-지하철 환승거리 단축지점을 발굴해 버스정류장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버스정류장의 위치 조정, 지하철 유출입구와 버스정류장의 동선 개선 등 물리적인 시설 개선이 적게 요구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지하철-지하철 환승거리 단축을 위한 환승역 개선에 신규 지하철 사업비 수준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82개 환승역(서울시 69개역) 중 지하철 호선 간 환승거리가 길고 역사 위치 조정이 가능한 역을 발굴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이후 신규 지하철사업비 수준에서 연차별 개선 대상 역을 선정해야 한다.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버스정보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울시 마을버스 BMS(버스관리시스템)를 기존 서울 BMS와 통합하고 장기적으로 수도권 BMS로 통합 발전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교통카드 데이터와 BMS 데이터의 좌표 및 운행정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서울시 정책모니터링의 주요 항목으로 지표화하는 방안이 있다.
전문가 및 공급자 관점의 기존 만족도 조사에서 이용자 관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작성하는 것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구 단위로 1년 또는 2년 단위의 주기적인 조사를 실시해 지표를 작성해야 한다.
교통카드 자료의 수요 지표 및 BMS 자료의 공급 지표와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연계해 종합적인 정책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표화해야 한다.

교통카드자료의 노선별·역별·행정동별 이용객 현황을 주기적으로 집계해 통계화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 기관별 운행 자료를 통합해 각 운행 통계를 주기적으로 집계해 작성토록 한다.

이로써 구축된 교통카드 이용자료, 지하철 운행자료, BMS 버스 운행자료, 대중교통 행복지수를 연계 분석하면 종합적인 정책 목표 지수와 평가 지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연구원/ 김순관 선임연구위원]


3대 도심 출근자 대중교통 행복지수 71.3점
지하철 제일 혼잡…환승횟수 적을수록 좋아

지하철 신설보다 ‘환승개선’이 효과적
이용자 관점에서 주기적 행복지수 작성

■ 영국의 대중교통 출근자의 질 평가 사례


런던 80.3점, 서울보다 대체로 만족
대기시간보다 혼잡도가 더 스트레스



도시별 출근자의 대중교통 행복지수는 80.1점에서 96.6점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11개 도시 모두 희망 수준과의 차이가 서울보다 적었다. 대도시인 런던은 80.3점으로 10위였으나 서울보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혼잡도, 정시성, 지불능력(소득대비 요금수준)에 대한 대중교통 출근자의 우선순위와 기대치 대비 희망 수준과의 차이를 반영해 계산된 영국의 11개 도시별 대중교통 출근 행복지수 순위를 보면, 카디프(Cardiff)가 96.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접근시간, 소요시간, 환승시간은 평가항목에서 제외돼 서울의 평가항목과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종합적으로 희망 수준(100점) 대비 현재 수준을 나타내는 개념은 동일하다.

정시성·신뢰도보다 혼잡도가 스트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버스보다 철도 출근자가 평가 항목에 더 민감하다. 통행시간이 길수록, 정시성·신뢰도(Reliability)가 떨어질수록, 혼잡도가 높을수록, 정류장 대기시간이 길수록 스트레스가 증가해 만족도가 감소했다.

혼잡도는 정시성·신뢰도보다 스트레스(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4배 수준이다. 나아가 철도의 혼잡도·정시성·신뢰도는 버스의 정시성·신뢰도보다 스트레스(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1.5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