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두 마리 토끼 잡겠다는 금연정책의 모순
<시정칼럼>두 마리 토끼 잡겠다는 금연정책의 모순
  • 시정일보
  • 승인 2014.1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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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섭(논설위원)

[시정일보]필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술과 담배가 체질적으로 몸에서 받아들여지지를 않는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담배로 인한 폐해는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길게는 사회적 부작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금연정책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사안이다.

흡연은 습관성 기호품이다. 흔히 중독이라는 말로 표현 되다시피 한 번 니코틴에 중독이 되면 끊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정책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흡연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폼나 보이기 위해서라는 청소년들부터 긴장을 풀기 위해서라든가 자신의 현실에 대한 짧은 망각을 통하여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경우 또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그야말로 습관적으로 피우는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나름의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금연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가장 우선이 정부의 안대로 담뱃값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고 국회에서도 통과가 되었다.

물론 정부의 금연정책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흡연을 장려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없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의 금연정책과 그 입안 배경을 보면서 우리정부의 정책을 대하는 자세에는 여러 가지 모순이 있어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담배 값이 너무 싸서 청소년 흡연이 늘고 있다는 보고만 하더라도 청소년들에게는 담배를 판매할 수 없는데 값이 싸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담배를 쉽게 피운단다. 결국 청소년에 대한 담배판매가 용인되고 있다는 말이며 무엇이 청소년 흡연을 조장하고 있는지 아직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는 말일 뿐이다.
또 현재 담배에 붙은 세금만 네 가지이며 부담금이 세가지이다. 2500원짜리 담배 한값에 세금이 1543원으로 60%가 넘는다.

[시정일보]결국 그동안 금연정책의 추진예산도 모두 흡연자들이 피우는 담배 값에서 충당되었다는 사실이며, 이번에 담뱃값 인상의 배경에도 세수확충의 의미도 함께 라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국민 모두가 담배를 끊게 하여 건강하게 만들겠다면서 담배판매로 인한 세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과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기가 막힌(?) 정책 아이디어일까?

지난 10년 동안 금연정책의 성과는 10.1% 낮아졌다. 연간 1% 수준이다. 현재 성인 남성 흡연율은 43.7%라고 하며 이번에 담배 값 인상과 금연정책을 통하여 앞으로 6년 동안 29% 수준으로 14.7%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물론 제대로 목표가 달성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담배값의 인상은 단순히 담배값으로만 끝날 것인지 서민들은 벌써부터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그렇게 국민건강이 염려되면 아예 손도 못대게 1만원 이상 왕창 올려버리는 게 낮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본질을 얼마나 짚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단순히 국민건강을 위해서 하는 금연정책이라면 양수겹장을 노리지 말고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금연정책은 정말로 눈물겹다. 금연공간을 확대하여 이제는 정말 지정된 곳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이 아니면 담배를 피우기 힘들어 졌다.

우리나라 보다 비교적 흡연에 대하여 제약을 받지 않는 태국의 경우도 1년 사이에 흡연율이 24%에서 18%까지 무려 6%나 떨어졌다고 한다. 그 비법은 담뱃값인상이 아니라 이미 회자되어오던 담뱃갑 포장에 혐오사진을 프린팅한 효과 때문이란다. 이는 혐오 또는 충격요법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하고 나쁜 습관을 바로 잡는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미 전 세계 70개국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역시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비준국으로서 이행하여야 되며 추진 중이라고 한다. 금연유도방법의 선후가 확실하지 않은가?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값이나 올려 국민들에게 부담 주는 요법의 정책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 의문스럽다. 그만큼 고민이 없었다는 말이다.

사안에 대한 신중하고 정확함과 경중을 따져 엄중하게 할 부분은 국민들이 납득 할 만한 절차를 거쳐 강력하게 추진해가는 좀 더 선진화된 기법의 정책이 아쉽다는 말이다.
<동대문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