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1004섬의 오작교…자동차 타고 둘러본 신안의 섬들
독자마당/1004섬의 오작교…자동차 타고 둘러본 신안의 섬들
  • 시정일보
  • 승인 2014.12.25 11:56
  • 댓글 0

▲ 압해대교
[시정일보] 우리나라 바다를 우주라고 한다면, 밤하늘의 뭇별처럼 많은 섬들이 서남해안 바다를 촘촘히 수놓고 있는 신안군은 섬들의 은하계라 할 수 있다. 다도해의 이 섬들을 다리로 연결하는 대역사가 지금 벌어지고 있다. 26개 다리, 다리 총 길이 약 41㎞, 사업비 약 3조3000억원의 대역사다. 튼튼한 오작교들이 모두 연결되는 날, 신안 다도해의 사람들에게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노래도 견우와 직녀이야기처럼 애절한 전설로 흐르게 되지 않을까.

◆ 비금도~도초도

비금도는 풍광이 아름답고 등산하기에 알맞은 산도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섬이다. 또 최근에는 겨울에 ‘섬초’라 불리는 비금도 재래종 시금치가 많이 생산돼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비금도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단연 하누넘해수욕장이다. ‘하누넘’은 ‘산 너머 그곳에 가면 하늘밖에 없다’는 뜻으로, 생김새가 하트모양을 닮아 하트해안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하트모양이 가장 제대로 보이는 곳엔 조망대까지 설치했다. 당연히 젊은 연인들의 필수방문코스. 폭 100m의 백사장이 4㎞나 이어지는 원평해수욕장은 명사십리라고도 불리며 수심이 얕고 모래가 무척 고운 것이 특징이다. 곳곳에 핀 해당화는 가수 이미자씨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을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한다.
소금이 많이 생산되는 비금도에는 넓은 염전지대도 펼쳐져 있다. 여름철에는 재래식 방법으로 생산한 하얀 천일염을 긁어모으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도초도는 현재는 비금도와만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와의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들이 넓어서 ‘섬’하면 으레 떠올리기 십상인 어촌은 규모가 작고, 산업으로서의 비중도 농업이 어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도초도 고란리 앞에 펼쳐진 고란평야는 신안군 여러섬의 들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평야’로 대접받는다. 주로 재배하는 작물은 쌀. 고란리에는 또 석장승 하나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에 자꾸 재앙이 생겨 도승에게 물으니 장승을 세우면 된다고 일러줘 세운 것이라고 전해온다.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시목해수욕장도 도초도의 자랑거리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해 물이 수정처럼 맑고, 발바닥에 사박사박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도 환상적이다.

◆안좌도~팔금도~암태도~자은도

안좌도는 신안군 다도해상의 교통요충지이다. 목포에서 하의ㆍ장산ㆍ비금ㆍ도초 등의 섬에 취항하는 선박은 거의 대부분 안좌도를 경유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안좌도는 다리로 연결된 팔금ㆍ암태ㆍ자은도 관광지의 전진기지 역할도 하고 있다.
한편 방월리에는 청동기 시대 무덤으로 고인돌로도 불리는 지석묘가 있어 안좌도를 비롯한 인근 섬 지역에 오래 전부터 사람이 살아왔음을 말해준다.
안좌도에서 ‘신안제1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팔금도다. 팔금도는 함께 연결된 나머지 3개 섬들에 비해 면적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 하지만 읍리에 있는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일반적 형태를 띠고 있을 만큼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암태도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소작농민들이 악덕 지주에 맞서 소작료 불납운동을 펼치며 항쟁했던 역사적인 섬이다. 농민들의 소작쟁의는 이곳 암태도에서의 항쟁을 기화로 인근 하의도 등으로 크게 번지며 지주와 그를 비호하는 일제 관현에 대항하는 항일 운동의 성격을 띠었다. 암태면사무소 앞에 세워진 소작인 항쟁 기념탑은 당시의 항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암태도는 또 부속 섬인 추포도와의 사이에 ‘노두’라는 특이한 돌길이 있어 눈길을 끈다. 노두는 2.5㎞나 되는 두섬 사이 갯벌 위에 놓은 징검다리인데, 밀물 때는 바다 속에 잠기지만 썰물 때는 드러나 추포도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 노두 위에 시멘트포장 길이 생기면서 지금은 그 일부만이 남아있다.
자은도는 신안군을 이루는 1004개의 섬 가운데 면적이 51.6㎢로 가장 넓다. 이곳은 들이 넓어 쌀과 마늘 등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물산도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인심이 좋아 ‘자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특히 자은도는 과거 해상교통이 불편해 관광객이 거의 없었으나, 암태도와의 사이에 은암대교가 놓이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 백길해수욕장의 광활한 모래밭에 서면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출처:국토물환경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