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方分權 시급하다 - 말뿐인 지방분권 보다 체감하는 지방분권 절실-
地方分權 시급하다 - 말뿐인 지방분권 보다 체감하는 지방분권 절실-
  • 시정일보
  • 승인 2005.04.21 17:34
  • 댓글 0

황 병 권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사무총장 (강동구의회의장)


지방자치 14년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참여정부가 집권한 것도 2년 2개월이 지났다. 당초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 우리 지방인들은 진실로 한껏 높은 기대를 가졌다.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정한 때문이다.
우리는 지방분권이 왜 필요한지 굳이 애써 말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국가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잘 알고 있다. 지난날 중앙집권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지방분권은 가장 유력한 제도로 인식되어 왔다. 또 균형적인 국가 발전을 추진하고 지방자치의 참된 발전을 이룩함에 있어서도 지방분권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발전의 요체이다.
이럴진대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삼은 참여정부에 대해 우리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궤적을 돌아보면 참여정부는 우리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 여태껏 참여정부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추진한 가시적인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방분권의 구체적인 로드맵마저도 아직 제시된 바가 없었다. 참여정부에는 그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국민의 참여와 지방분권이 절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방의 발전과 밝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동력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지방분권이다. 이 땅에 도입된 지방자치가 1961년 폐지되었다가 1991년, 다시 부활된 이후 14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방정치인들이 갖는 소회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지방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온전한 지방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좀더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기껏해야 중앙정부로부터 법령에서 제한적으로 위임해준 일부사항에 대한 단순한 대행수준을 넘지 않는다. 지구촌을 한순간에 잇는 정보시대에도 불구하고 비포장도로를 달구지로 힘겹게 지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역주민들의 역량을 주체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닦아져 있지 않은 셈이며, 결국 그만큼 국가의 경쟁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중앙정부에 요구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자치역량이 부족하니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미사에 더 이상 현혹될 한가한 시간이 없다.
실질적인 권한과 사무를 지방에 과감히 이양하고 주민들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것만이 복잡다단한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지혜로운 국민이라고 한다면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행정구역과 자치단계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릇의 크기가 양을 결정하듯이 일부 바뀌긴 하였어도 봉건시대와 일제시대에 100년 가까이 답습된 행정구역과 행정제도가 지방자치의 효율성을 저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의 짧은 지방자치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광역자치단체의 권한과 지방재정이 지나치게 비대한 탓에 참되고 효율적인 지방자치를 왜곡시키고 지방발전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앞으로 지방분권을 과감히 시행하되 아울러 자치주체와 관할구역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와 개편이 요망된다고 하겠다.

<위 기사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