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이용과 운행 패턴 반영할 수 있는 택시공급정책 필요
택시이용과 운행 패턴 반영할 수 있는 택시공급정책 필요
  • 시정일보
  • 승인 2015.03.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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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 서울시 택시 이용 및 운행 실태와 개선방안

전체 택시중 65% ‘개인’ 심야운행 12%까지 하락
심야시간대 ‘승차난’, 도시철도 막차역 ‘쏠림현상’
이용객 다툼, 승차 거부, 불법적 승객유치 등 초래

환승 목적 이용 시 요금할인, 택시 수요 창출 견인
수요대응형 택시, 버스노선 공급 심야 승차난 해소
요금구조 개선 ‘거리-축소, 시간-확대’ 과속 방지

Ⅰ. 서울의 택시 이용 실태

[시정일보]택시 승·하차는 상업시설, 업무지구, 대규모 교통시설 주변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는 강남, 서울시청 근처, 광화문·종각 일대, 동대문 시장 근처, 홍대 입구, 여의도 등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교통시설은 서울역, 영등포역, 고속터미널역에서 승·하차 밀도가 높고, 도시철도역으로는 동대문역, 용산역, 수유역, 사당역, 서울대입구역, 신림역, 서초역, 삼성역, 건대입구역 등이다.
주요 하차 지점은 승차 지점에 비해 평활하게 분포하는 편이다. 승차와 하차 지점의 위치는 유사하나 밀집도 측면에서 상이하다. 승차 지점이 하차 지점보다 밀집도가 높게 표출된다.

택시 승·하차 패턴은 시간대별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출근시간대에는 하차 분포가 집중되고, 퇴근시간대에는 승차 분포가 집중된다. 출간시간대에는 출발지인 거주공간이 분산돼 있고 도착지는 업무지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승차비율이 가장 높은 강남구 역삼1동은 선체 승차의 2.1%만 차지하고, 하차비율이 가장 높은 영등포구 여의도동은 출근시간대 전체 하차의 5.7%를 차지한다. 그리고 업무 개시 이전에 출근해야 하는 시간 제약으로 수요의 쏠림현상이 발생한다.

퇴근시간대 승·하차 지점은 출근시간대 지점과 상반되나 밀집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퇴근 수요가 저녁 및 심야시간대로 분산돼 출근시간에 비해 승·하차 밀집도가 감소하는 것이다. 집중됐던 택시 수요가 분산된 거주공간으로 이동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은 퇴근시간대 전체 승차의 2.7%를 차지하고, 강남구 압구정동은 하차비율이 가장 높아 전체 하차의 2.0%를 차지한다.

심야시간대에는 승차의 밀집도가 하차 때보다 증가한다. 도시철도역 막차의 영향으로 주요 도시철도 중심으로 승차 수요가 밀집되며 하차는 동대문, 강남역 등 일부 지역만 밀집된다. 출·퇴근시간대 패턴과 다르게 유흥가가 집중돼 있는 마포구 서교동(홍대)과 서대문구 신촌동(신촌)의 택시 수요가 증가한다.

택시 승객의 이동거리를 보면 63%가 5km 이내의 단거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2km 통행은 전체의 21.2%, 2~3km 통행은 16.2%, 3~4km 통행은 10.9%를 차지한다. 서울시민의 평균 택시 탑승거리(약 5.84km)에 해당하는 5~6km 통행은 전체의 5.9%이다.
택시 이용요금은 6000원 미만의 소액 결제가 다수다. 전체의

65.1%가 6000원 미만이며 이중 4000원 미만 결제가 44.8%이다. 반면 1만6000원 이상 고액 결제 비율은 전체의 5.5%이다.

Ⅱ. 서울의 택시 운행 실태

서울시는 현재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택시 승차난이 심각하다.
서울시 전체 택시의 68.4%는 개인택시이다. 2014년 현재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면허대수 비율은 6.8대 3.2로, 개인택시의 면허대수(4만9348대)는 법인택시(2만2787대)의 두 배 이상 차지한다.
하지만 개인택시는 낮시간에 많이 운행되며 심야시간에는 가동대수가 적어진다. 오전 4시에는 전체 개인택시의 12% 수준인 약 4000대가 운행되지만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는 85% 이상인 2만8000대가 운행된다. 반면 법인택시는 오전·오후 교대근무를 하는 특성으로 쌍봉 형태를 보인다.

법인택시와 개인택시는 상반된 공급패턴을 보인다. 전체 택시 공급대수를 보면 오전과 오후 첨두시간대를 중심으로 완만한 쌍봉 형태를 이룬다. 오전 10시(약 3만8000대)와 오후 9시(약 4만3000대)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그러나 오후시간대 이후 법인택시와 개인택시는 상반된 공급패턴을 보인다. 법인택시는 오후시간대부터 지속적으로 공급이 증가해 심야시간인 0시에 최대치를 이루는 데 반해 개인택시는 퇴근시간대부터 공급이 줄어들어 심야시간이 되면 급격히 감소한다. 이는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와 심야시간대 취객을 피하려는 운행행태가 원인이다.

택시 수요는 공급에 비해 첨두시간대의 변화가 심한 쌍봉 형태를 이룬다. 즉 시간대별 택시 수요는 공급패턴과 유사하나 더욱 가파른 쌍봉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오전 8시(약 2만대)와 오후 11시(약 2만4000대)에 집중 분포한다.
또 택시 공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특정시간대 실차율이 높다. 실차율은 총 운행시간(손님을 태운시간 + 공차운행시간)을 영업시간(손님을 태운 시간)으로 나눈 것으로, 국토교통부의 <택시 사업구역별 총량제 지침>에서 제시한 목표 시간실차율은 50%이다. 하지만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이 목표 실차율에 미달한다. 반면 수요 쏠림이 있는 시간대에는 택시의 공급증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차율을 보인다. 출근,심야시간대에는 택시 수요의 쏠림으로 시간실차율이 약 60%까지 상승한다.

택시 승차난의 원인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택시 공급의 부족으로 인한 높은 실차율이 승차난의 원인이다. 특히 심야시간대 승차난의 원인은 퇴근시간부터 감소하는 개인택시의 공급 저하 때문이다.


심야시간대 대중교통 단절 ‘택시 쏠림현상’
대중교통 공급의 단절도 택시 수요의 쏠림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심야시간대 택시 수요는 대중교통의 공급과 직결된다. 도시철도나 버스의 배차가 끊기는 경우 택시 이용은 불가피하다. 도시철도 운행 종료 이후인 오전 0~2시에는 주요 역사 중심으로 승차 수요가 집중된다.
특히 도시철도 막차역은 중간역에 비해 0시 이후 수요가 집중된다. 서남권 도시철도(2호선 서울대입구역-신도림역, 1호선 구로역) 구간을 분석한 결과, 막차역(서울대입구역, 신도림역, 구로역) 승차비율은 평시에는 중간역(신대방역, 신림역, 구로디지털단지역, 대림역)과 비슷하나 운행 종료 이후에는 급증한다. 막차역 중 막차시간 이후 수요 변동폭이 높은 역은 신도림역과 구로역으로 특히 구로역은 오후 11시에 비해 막차시간 이후 수요 집중도가 3배나 증가한다.

막차역 택시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방면으로도 운행된다. 열차 운행 종료시간을 포함하고 있는 막차역 주변의 택시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방향의 운행도 상당히 증가한다. 0~2시 사이에는 서울 택시 도착지 비율은 서울 방면 86.8%, 경기 방면 12.1%, 인천 방면 1.1% 정도다. 신도림역은 경기 방면 택시 수요의 비중이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7시부터 증가, 0시에는 17.6%까지 증가한다. 신도림역의 0~2시 사이 경기방면 운행 도착지 중에서는 광명시가 가장 많다.

법인택시 사납금 때문에 개인보다 과속운행
개인택시에 비해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법인택시의 과속도 문제다.
법인택시(28.1kph)는 개인택시(27.1kph)보다 약 1.08kph 빠른 속도로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 대비 법인택시의 속도를 분석한 결과, 혼잡이 거의 없는 야간이나 심야시간대에는 법인택시가 개인택시보다 상당히 빠른 시간을 유지했다. 특히 할증시간대인 자정 이후 법인택시 속도는 개인택시보다 최대 2kph 이상 빨랐다.
현재 택시요금구조는 법인택시의 과속운전을 유도하는 일부 요인이다. 현재 요금구조는 속도가 빠를수록 단위시간당 운송수입금도 증가하는 구조다. 요금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속도가 증가할수록 시간당 요금이 증가하는 형태였다. 납입기준금을 납부해야 하는 법인택시 근로자에게 일정 부분 과속을 유도하는 셈이다. 법인택시 근로자는 근로시간 내에 회사가 정한 납입기준금을 납부하는 것이 의무다.


Ⅲ. 서울시 택시 이용과 운행 개선을 위한 제언

우선 택시 이용 및 운영 패턴을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택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요대응형(심야전용택시, 요금자율형 등) 택시를 공급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중교통이 단절되는 시간대의 택시 운영방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막차시간 이후의 택시 승·하차 정보로 주요 목적지를 파악해 이를 활용한 버스노선을 공급하고 합승택시를 허용하는 등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운전자의 과속을 방지할 수 있는 요금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속도가 빠를수록 단위시간당 운송요금이 증가하는 요금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택시 수요진작책으로 택시요금에 대한 환승할인을 추진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택시의 승·하차가 도시철도역 주변에서 많이 이뤄지는 것과 택시 통행의 63%가 이동거리 5km 내 단거리 통행이라는 사실은 대중교통의 환승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택시 이용 목적이 환승일 경우 요금의 일부를 할인하는 정책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대중교통과 같은 대대적 환승 지원(보조금 지원)이 아닌, 택시 이용 목적이 환승인 경우 요금의 일부(5~10%)를 할인하는 방식이다. 환승할인 정책은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택시업계나 택시 승객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1996년에 10.4%였던 택시수단분담률은 점차 감소해 2010년에는 7.2%에 불과하다.
수요대응형 택시와 버스노선을 제공해 심야시간 승차난을 해소해야 한다.
심야시간대의 승차난은 수요측면의 문제도 있지만 서울시 택시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택시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

현재 서울시는 심야시간대 승차난 해소를 위해 개인택시 면허자가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만 심야전용택시를 운행하게 하고 7부제(6일 일하고 1일 휴무)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개인택시는 3부제(2일 일하고 1일 휴무)를 적용 중이다.

이러한 추가 공급에도 불구하고 심야시간대에는 국토부에서 제시한 50%의 시간실차율 달성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심야시간대의 승차난 해소와 이용자의 편익 제고를 위해 수요대응형 택시(심야전용 택시, 요금자율형 전용콜택시 등)의 보급 확충이 필요하다. 심야전용택시 운전자에게는 카드결제 수수료를 소액뿐 아니라 고액도 지원하는 등 추가 인센티브 제공 방안이 필요하다.

막차시간 이후의 택시 운행정보를 이용해 심야버스 노선을 확충해야 한다.
막차 배차로 인한 대중교통의 단절은 막차역 주변에서 택시 수요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게 한다. 또 막차역 주변에서 택시의 불법적인 승객 유치, 합승, 승차거부의 원인을 제공한다.

막차역 주변의 택시 승·하차 정보는 막차역에서 택시에 승차한 승객의 주요 목적이 파악이 가능하게 한다. 즉 막차역과 주요 하차 지점을 연결하는 심야버스 노선의 제공에 택시 정보의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과도한 심야버스 노선의 공급은 택시시장의 잠식 가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도시철도 운행 종료시간 이후에만 노선(주로 서울시 막차역과 경기도 및 인천을 연결하는)과 운행시간을 정해 합승택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간요금 비중을 높인 요금을 적용해 운전자의 과속을 방지할 수 있다.
속도가 빠를수록 단위시간당 운송수입금이 증가하는 요금구조는 법인택시의 과속운전을 유도하는 요인이다. 법인택시는 정해진 운행시간 내에 회사에 납입해야 하는 납입기준금(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속을 방지해 택시 이용객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거리요금의 비중을 줄이고 시간요금의 비중을 늘리는 요금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속도가 느리고 도로가 혼잡한 경우 이용객의 요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측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