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사세 (공무원들이 사는 세상)
<기자수첩>공사세 (공무원들이 사는 세상)
  • 李周映
  • 승인 2015.03.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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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周映 기자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취재차 일주일에 서너번 이상은 찾는 도봉구청의 한 과 사무실에는 일주일마다 아름다운 꽃꽂이 작품이 반긴다.

처음 만난 취재원과 어색한 기운이 감돌 때면 앞에 놓인 꽃 이야기로 다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가기도 했다. 담당 과장에게 물으니 직원 꽃꽂이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직원이 매번 작품을 교체해 준다는 것이었다.

직접 만든 작품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공유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은 취재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중 몇주전 행정전문지로서 국가와 지방행정의 주인공인 공무원들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소개해 보자는 의견으로 ‘공무원의 창’섹션을 새로이 구성하게 됐다.

현재까지 두 차례 발행된 ‘공무원의 창’ 지면에서는 연금개혁을 막아 공무원의 기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정부의 공무원 인사혁신안을 비판하는 내용까지 그들의 고민을 대변하는 기사를 담았다. 또한 각종 민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감정노동 실태를 진단해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주장있는 기사도 다뤘다.

이러한 사안들 뿐 아니라 현장에서, 주민들로부터 성실하고 친절한 업무처리로 칭찬을 듣는 공무원, 해외파견 경험을 책으로 출간한 공무원, 심폐소생술로 주민을 살린 시설관리공단 직원 등의 이야기는 모범적인 공무원상에 대해 여운을 남기는 기사이기도 했다.

기자는 이곳에 주저 없이 작은 움직임으로 보는 이들에게 기분좋은 기운을 나누는 도봉구청 꽃꽂이 동아리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했다.

매주 화요일 전문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고 있는 도봉구청 꽃꽂이 동아리는 직원들 중에는 취미를 넘어서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하나 하나 정성 들여 꽃꽂이를 한 작품들은 대부분이 민원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 놓인다.

처음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집에 가져가기도 했지만 몇 명의 가족들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직원은 조금 더 솜씨가 늘면 어르신들을 위한 꽃꽂이 재능기부도 꼭 펼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공무원들이 중요 업무지만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감동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공무원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 더 많은 숨은 이들의 모습을 찾아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행복한 나비의 날개짓으로 공무원 사회에 기분 좋은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