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지하철은 현대 도시 생활의 핵심 교통수단으로, 많은 사람이 출퇴근, 통학, 외출 등의 이유로 매일 이용한다. 지하철은 1863년 영국 런던에서 개통된 메트로폴리탄 철도가 세계 최초다. 우리나라는 1974년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처음 개통되었으나 이제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27개 지하철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지하철은 현대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교통수단이다.

수도권 지하철 이용이 연 25여억 명, 1일 평균 650여만 명이다. 이중 무임승차 하는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가 무려 15%에 달해 적자가 매년 7,500여억 원에 달해 지하철 공사는 울상이다. 우리 모두 지하철을 올바르게 이용하고, 그 가치를 잘 보존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꼴불견이 회자되고 있다. 잠시의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바라보는 사회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지하철 꼴불견 고발, "지하철이 안방이야?" "구토에 담배까지" 지하철 꼴불견 천태만상 '네티즌 경악' 지하철 내에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명 '지하철 꼴불견'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의실종 패션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자리를 강요하는 노인들 △아이들 떠들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는 젊은 엄마들 △이어폰 없이 미디어 시청하는 사람들 △밀착 남녀 △술, 담배 냄새 △쩍벌남 등 요즈음 지하철 꼴불견 사례다.

지하철을 타고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한 번쯤은 목격한 일일 터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꼴불견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인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무엇보다도 지하철 꼴불견 사례는 지하철 공짜로 타는~~, ‘제멋대로 노인 꼴불견’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노년 세대인 나에게 던진 메시지다. 며칠 전 절친 동료 손(孫) 박사가 문자를 보내왔다. “지하철 이용 노인의 꼴불견 알고 있나? 특히 큰 소리로 전화 통화하는 노인들, 노인 문제 전문가인 당신 책임이 크다”라고 했다.” 나는 냉큼 답신하지 않고 속으로만 “요새 정치판이 개판인데, 정치학과 명교수인 당신의 책임은 더, 더 크다.” 조금은 위안이 된 듯했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노인의 4가지 꼴불견을. 교양이 없는 사람들은 나이를 불문하지만, 노인들이라서 눈에 띄는 꼴불견이 몇 개 있다. 자신은 잘 모르지만, 남들에게는 꼴불견이라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결코 지하철뿐만 아니다.

△아무 데서나 음악을 크게 틀고 큰소리로 통화하는 배려 없는 노인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하는 ‘3척 노인’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기운 빠지게 하는 보기 싫은 노인 △나이가 벼슬인 양 모든 것에 대접받으려는 짜증이 나는 노인. 이런 꼴불견을 날마다 만난다.

어쨌든, 교양이 없는 사람들은 나이를 불문하지만, 노인들이라서 눈에 띄는 꼴불견이 있다. 본인은 잘 모르지만, 남들에게는 꼴불견이라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공중도덕은 여러 사람이 같이 이용하더라도 있는 듯 없는 듯,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 “노인 주제에", “노인 아니랄까 봐" 같은 말은 듣지 않아야 한다. '추한 늙음. 노추(老醜)'나 '노망(老妄)', '노욕(老欲)', 교활하다는 뜻인 '노회(老獪)' 같은 말도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카페, 버스, 식당 등 일상 곳곳에서 ‘예의 없는 노인들’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줄을 서지 않고 새치기하거나, 점원에게 반말하는 모습, 대중교통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물론 모든 노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는 지금, 이 문제는 단순한 ‘예의범절’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어떤 이는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다.” 그러나 반문해본다. “나는 젊은 세대에게 존경받을 만한 어른인가?” 존경받는 노인은 나이나 지위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말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되 타인의 권리도 인정하는 태도 삶의 연륜으로부터 나온 지혜와 겸손으로 평가된다.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다. 노인 세대를 ‘꼰대’라는 단어 하나로 매도하기 전에, 그들이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습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해와 배려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나이가 무기인 사람’이 될 것인가, ‘나이가 지혜인 사람’이 될 것인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남는 것은 외로움뿐이다. 존경은 나이가 주는 권리가 아니다. 그것은, 어떤 태도로 세상을 대하느냐에서 비롯되는 삶의 결과다.

노인은 어른이다. 아름답게 늙는 것은 노인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크고 넓은 포용 그리고 연륜이 묻어나는 사람, 그런 존재를 우리는 어른이라고 한다. ‘노인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잘 만들어 가야 할 때다.

100세 시대를 산다고 하지만 우리의 연배는 오는 세대에 모범적인 삶의 형태로 그들에게 스스로 존경심이 우러나도록 해야 한다. 더욱 마음의 덕을 쌓아 훈훈한 향기가 어디서든지 풍겨 나오도록 다듬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 대우받는 어르신의 자세이다. (한남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