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살아가면서 비교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비교(比較)란 각 사물의 관련된, 견줄만한 특징들을 결정한 다음 서로 유사한지, 어느 정도까지 다른지의 특징을 결정함으로써 둘 이상의 사물을 평가하는 행위이다. 특히 사회적·심리적 측면에서 보면 비교는 자기 위치를 파악하거나, 자존감 회복, 목표 설정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사회적으로 비교 대상을 찾는 것은 원초적인 일이다. 우리는 다양한 용도로 자신을 사회일원으로 투영하기 위해 비교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가치판단은 비교를 통해 우위적으로 평가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비교라는 툴(tool)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발전하고 변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비교할 때는 대상이 존재해야 한다. 특히 경제용어를 보면 절대우위(absolute advantage)가 있고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가 있다. 절대우위는 한 경제주체가 어떤 활동을 다른 경제주체보다 잘하는 것을 말하며, 비교우위는 한 경제주체가 수행하는 어떤 활동의 기회비용이 다른 주체보다 낮은 것을 말한다. 가정이든 국가든 항상 절대우위에 있길 바란다. 그러나 세상에 나와 있는 기술적 환경이 너무 가변성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비교라는 상황이 존재하지 않으면 경쟁이 사라질 것이다. 물론 선의의 경쟁이 사회를 밝고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지만 악의적 경쟁은 사회를 파탄으로 만들고 정쟁으로 주권자를 갈라치기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선의적 경쟁이 상대방과의 경쟁을 통해 내 자신이 더 발전한다면 악의적 경쟁은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방해하거나 제거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경쟁은 발전 요소로서 경쟁의식이 촉발되는 큰 이유가 되기 때문에 경쟁이 없다면 더이상의 발전이 없는 현상유지나 오히려 쇠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치에 있어서 경쟁은 당연하다. 경쟁은 반드시 비교를 수반한다. 비교 대상 간에는 어떤 형태의 경쟁이 일어날까? 선의의 경쟁만 있어야 건강한 경쟁이 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은 처음 탄생할 때부터 ‘민주주의’를 지향했으나, 진정으로 실현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의 혼란한 정치, 사회의 상황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건강한지 회의감을 가지며 되짚어 보게 만들고 있다. 

당론과 권력의 오만이 난무하는 이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민주주의를 넘어선 그 무엇, 즉 선과 악에 대한 기준부터 제대로 설립해야 한다. 제대로 된 기준 설립을 위해서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잘못된 선동에 휘둘리지 말 것이며, 불의와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리더와 주권자는 불가분의 관계 속에 있다. 그 관계는 선의의 관계와 불편한 관계를 동시에 품고 있다. 그러나 어떤 관계가 설정되어 있든 중요한 것은 리더와 주권자는 반드시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절대적으로 주권자를 정치적 성향에 따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리더가 주권자를 비교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리더가 명심할 것은 주권자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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