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 지역경제 ‘양극화’ 뚜렷
시정일보/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 지역경제 ‘양극화’ 뚜렷
  • 윤종철
  • 승인 2017.04.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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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채소과일 소상공인 매출 급락…백화점 상품권·골프장 호황

[시정일보 윤종철 기자]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이 지나면서 지역경제 곳곳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뚜렷해져 오히려 청탁금지법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감지되고 있다.

‘조심하자’는 분위기는 외식업의 손님을 반의로 줄였고, 각종 채소와 과일, 육류 등 식재료의 주문량도 반으로 줄였다. ‘고용불안’은 덤이었다.

반면에 어느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생활은 오히려 좋아졌다. 백화점 상품권은 ‘불티’나게 팔렸으며 골프장 이용객은 증가해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늘었다.

결국 경제적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만 두 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한우 가격은 청탁금지법 시행 200일만에 14.1%나 급락했다. 인건비와 재료비, 운영비 상승분을 감안하면 농가의 부담은 더욱 증가한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전국 404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 국내 외식업 매출 영향조사’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외식업 운영자의 73.8%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이들 업체는 평균 37%가 줄었다. 특히 육류구이 전문점의 피해는 전체의 88%에 달했으며 감소율도 40%를 넘었다.

대형마트나 상인들도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3월 기준 대형마트에서 팔린 농산물은 전년보다 5%가량 줄었다.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당수 중도매인의 경우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

농산물 전문 판매장인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역시 매출이 3% 줄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외식업이 어려우니 시장에 재고가 넘쳐나게 되면서 결국 단가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 법 시행 초 백화점이나 골프장 등은 경영난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17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전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86개 골프장을 이용한 내장객수는 3672만여명으로 전년동기 3541만여명보다 3.7% 늘었다.

다만 청탁금지법의 시선이 집중되는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수는 지난해 131만여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2.9%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접대 골프와 연관성이 비교적 적어 청탁금지법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200만명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이익률도 29.2%에 이르렀다. 골프장 한 관계자는 “접대 골프를 차명이나 가명을 써서 하기도 한다”며 “대중제든 회원제든 시간대별로 할인율도 많이 적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내장객이 늘어나 청탁금지법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화점 상품권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상품권은 일종의 ‘꼬리표 없는 돈’으로 유통과정에서 발송인과 수령처가 드러나게 되는 일반 선물과는 달리 실제 누가 어디에 쓰여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법인 등 사업자의 경우에는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경비처리도 가능한데다 사용처에 대한 증빙도 필요 없어 아무런 제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선물 대신 상품권을 통해 얼마든지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청탁금지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 다.

결국 백화점의 농수산물, 선물세트 등은 매출 하락에 허덕이고 있는 한편 상품권의 매출 급등에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편 ‘청탁금지법’ 제정의 취지는 우리 사회의 ‘부패 유발적 사회문화’ 요인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부패의 주된 원인은 뿌리깊은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 관계는 물론 그 외의 사회관계에서 형성된 각종 연줄을 통한 끈끈한 관계로부터 기인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같은 연줄을 끊기 위해서 고질적인 접대문화와 같은 ‘부패 유발적 사회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법의 취지다. 

그러나 과연 이같은 좋은 입법취지에 비춰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잡으려는 물고기보다 그물코가 휠씬 더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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