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양재ㆍ내곡동 그린벨트 무의미”
서초구 “양재ㆍ내곡동 그린벨트 무의미”
  • 정응호
  • 승인 2018.02.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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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개발제한 기능 상실
서울시에 식유촌마을, 송동마을, 탑성마을 해제 적극 건의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 송동마을 모습.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 송동마을 모습.

[시정일보]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그린벨트 내 집단취락지구로 지정된 양재동 식유촌마을(37호, 20,860㎡)과 송동마을(42호, 20,745㎡), 내곡동 탑성마을(39호, 17,488㎡)에 대해 서울시에 ‘집단취락지구 해제기준 완화’를 건의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이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양재·내곡지역 일대 종합관리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구의 건의내용은 이들 3개마을이 현재 대규모 공공주택지구와 연접해 있어 동일생활권으로 간주되는 지역으로 보아 ‘집단취락지구 해제기준’을 현행보다 완화해 집단취락지구에서 해제해달라는 것이 주요골자다.

집단취락지구 해제기준은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에 따르면 주택수 100호 이상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는 국토교통부의 해제기준(‘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수립 지침’)인 20호 이상보다 5배나 높은 실정이다.

이들 3개마을은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 공간적으로 사실상 ‘한동네 도시’나 마찬가지다. 식유촌·송동마을은 도로하나 사이로 2009년부터 그린벨트가 해제돼 최고 25층 아파트인 서초공공주택지구(총 3,304세대)가 들어서있고, 탑성마을도 2010년부터 최고 21층 아파트로 내곡공공주택지구(총 4,629세대)가 인근에 조성돼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주거환경으로 인해 원주민과 아파트 주민간의 이질감이 조성되는 문제도 있다. 또, 대규모 인구 유입 등으로 인해 차량출입량이 많아져 취락지구 내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난개발·일조권 침해·소음·분진·매연 등 다양한 도시문제가 발생해 사실상 그린벨트로써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탑성마을 주민 김 아무개씨는 “우리마을이 대규모 아파트단지 사이에 샌드위치로 끼여 일조권이 침해되고, 택배회사와 고물상 등도 여기저기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이 극심하게 훼손됐다.”고 토로했다. 또 “수천세대가 유입되면서 좁은 마을입구에 수많은 차량이 통과해 최근 3년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5명이나 될 정도로 열악하다.”며, “이 곳이 과연 개발제한구역이 맞느냐?”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에 이들 지역과 바로 인접한 경기도 과천의 경우에는 가일마을, 세곡마을이 국토교통부의 해제기준(20호 이상)을 적용받아 집단취락지구에서 해제된 바 있다. 양재동 식유촌마을과 송동마을의 경우는 과천과 불과 1~2km 떨어져 있지만 5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다보니,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어 주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위해 구는 변화된 여건에 대한 선제적인 방향제시를 위해 지난 1년여간 연구용역을 시행해 제도개선에 대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에 집단취락 개발제한구역 해제기준의 적정성을 검토 및 완화건의를 하게 된 것.
이와 함께, 작년 11월 국토교통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을 시사하는 점, 올해 1월 서울시 신규공공주택지구 지정 유력 후보지로 양재·내곡지역이 거론되는 점 등도 그린벨트 해제의 현실적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그린벨트 내 집단취락지구의 기능을 상실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져 있고 인근 경기도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