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인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세속의 인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3.08 13:37
  • 댓글 0



“作人(작인)이 無甚高遠事業(무심고원사업)이라는 擺脫得俗情(파탈득속정)하면 便入名流(변입명류)하고 爲學(위학)이 無甚增益工夫(무심증익공부)라도 減除得物累(감제득물루)하면 便超聖境(변초성경)하리라.”
이 말은 ‘사람으로서 뛰어나게 위대한 일은 못 하더라도 세속의 인정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명사라 일컬을 수 있다. 학문을 연마하되 뛰어나게 공부 못하더라도 물욕을 마음에서 덜어낼 수 있다면 성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이다.
위나라의 문제는 노식의 능력을 높이사서 그를 이부상서라는 높은 자리에 임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라면 괜찮을 것 같아. 그저 집안이 좋다든지 하는 것만으로 높은 지위에 앉는 것 따위는 참으로 곤란한 일이야. 땅에 그린 그림은 먹을 수가 없으니 말이지.” 그림의 떡을 말한 대목이다. 볼 수는 있어도 먹을 수 없고 가질 수도 없어 실속없고 오히려 보지 않으니만 못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역시 욕심을 경계한 말이다.
작금에 들어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한해동안 신고된 예산낭비 사례를 시정한 결과 1400억원을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예산 규모에 비하면 적은 규모일 수도 있으나 자치구가 별로 사용치 않는 의전용으로 5300만원짜리 고급승용차를 구입한다든지 수요예측과 동떨어진 461억원짜리 지하차도 공사, 서울우편집중국은 2005년 1억8700만원짜리 소포공급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점 등 예산낭비의 원인인 지방자치단체를 비롯 집행기관의 안일한 자세는 결코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라 생각된다.
이는 그간 수없이 지적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쳐지지 않은 심각한 고질병이라 할 수 있다. 정부 각 부처의 기관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 산하 공무원들의 사고방식부터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안될 일이다. 만약 국민의 혈세가 자기자신의 돈이었다면 결코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차제에 정부는 재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한층 높여 세금을 도둑맞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