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10주년 ‘이범진 열사’ 기념 표석 설치
순국 110주년 ‘이범진 열사’ 기념 표석 설치
  • 이승열
  • 승인 2021.01.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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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6일 중앙우체국 광장에서 제막식·추모식 거행… 이범진·이위종 부자 업적 기려
이범진 열사 집터 표석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는 독립유공자 이범진 열사, 이위종 열사 부자(父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범진 열사의 집터로 알려진 현 서울중앙우체국 자리에 기념 표석을 설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이범진 열사 순국 110주년이 되는 26일 정오, 서울중앙우체국 광장에서 유족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표석 제막식과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범진 열사
이범진 열사

이범진 열사는 주러시아 초대 공사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다가 한일강제병합에 항거해 1911년 자결했다. 이위종 열사는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로 파견돼 대한제국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리고 러시아에서 무장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이범진·이위종 부자는 각각 건국훈장 애국장,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는 등 업적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다 순국했기 때문에 이들의 뜻을 기리는 기념비조차 국내에 없는 상황이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종에게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이범진 열사의 무덤은 소련 당국의 묘지 정리로 멸실됐다. 이위종 열사는 시베리아에서 무장 투쟁 중 행방불명됐다. 

이범진 열사는 대한제국의 외교관으로 항일 의병단체의 무장독립운동을 돕고, 비공식적인 외교활동을 통해 국권 회복에 힘썼다. 1896년 주미 공사로 조선을 떠난 이범진 열사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후 외국에 주재하는 대한제국의 공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외교관 철수를 명령했음에도 계속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남아 대한제국의 주권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1910년까지 여권발급 등 공사 업무와 비공식적인 외교활동을 통해 국권 회복에 주력하다가 1911년 1월26일 고종황제에게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이위종 열사

그의 아들 이위종도 1907년 헤이그에서 개최된 만국평화회의에 대한제국 특사로 파견돼 국외에 대한독립을 호소하고, 1908년 부친 이범진이 전달한 1만 루블을 가지고 연해주로 가서 항일 의병단체의 무장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서울시는 이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우정사업본부의 협조를 받아 이범진 열사의 집터였던 현 서울중앙우체국 자리에 표석을 설치했다.

권순기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이번에 설치된 이범진 열사의 표석을 통해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멀리 타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이끌다가 순국하신 독립투사들을 기리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