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기관 부채 악화와 국가부채 1000조 시대
기고/ 공공기관 부채 악화와 국가부채 1000조 시대
  • 김민수 회장 (사)한국창업진흥협회
  • 승인 2021.03.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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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회장/사)한국창업진흥협회

 '빚'이라는 낙인을 찍고 태어날 아이들

김민수 회장
김민수 회장

[시정일보] 내 자녀들이 빚더미에 앉게 된다면 반길 부모가 있겠는가? 만약 내 아이들이 외제차를 사겠다며 빚을 내고, 명품백을 사겠다고 빚을 내면 어떻겠는가? 이런 경우는 최소한 스스로 빚지는 인생을 선택하기라도 했다. 조금은 덜 억울할 것이다. 반대로 묻자. 내 자식은 빚을 낼 마음도 없었는데,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에 의해 빚더미에 앉았다면? 당신은 가만히 있겠는가?

'누구의 자식이 갚게될 것이다!'라는 정확한 지목이 없으니, 한결 마음이 가벼운가? 내가 죽은 뒤의 일이니 관심이 없는가? 내 자식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니 괜찮은가? 국민 1인당 국가부채 부담금 1880만원 국가부채 1,000조 시대다.

고령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이 빚은 청년들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전가되어 1인당 부채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이 빚이라는 낙인을 찍고 태어나서 써보지도 않은 돈을 갚기위해 살아야 한다. 이것이 <전 국민의 노예화>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운영 건전성을 개선 시켰던 전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을 폐기하고 방만한 경영을 이어왔다. 그 결과, 현정권 출범 4년 만에 나라는 빚더미에 앉았다. 국가 채무가 연내 1000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대통령이나 고위당국자 그 누구도 걱정하는 모습이 없다. 지난 3.25(목) 또다시 추경안 14조 9000억이 통과됐다. 국가 재정 건전성 따위는 관심에 없다. 그저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심산인가? 이번 추경 규모는 지난해 3차 추경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3번째 규모다. 이 모든 돈은 후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대책 없이 써댄 나랏돈은 주요 공공기관의 재무상황을 심각하게 무너트리고 있다.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19년 주요 공공기관의 총부채 규모는 497조 2000억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167.1%에 이르며, 추세대로면 내년에는 571조로 증가한다.

역사 속에서 지워진 나라들은 어김없이 먼저 재정이 부패했다. 재정이 무너지고 살아남은 나라는 없다. 여기서 더 나가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재정 건전화를 위한 계획수립에 나서야 한다. 사실상 폐기된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을 재수립하고, 재정 지출에 대한 심사를 더욱 엄격히 강화해야 한다.

공공기관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재무건전성의 비중을 높이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 부채 규모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후 세대에게 물려줄 빚더미를 축소해야 한다. 부모님 세대에게 받은 은혜를 후 세대에게는 국가부채 1000조라는 재앙으로 넘겨줄 것인가?

누구의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빚이라는 낙인을 찍고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하는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여기서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 누구의 아이들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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