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통 수립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새 전통 수립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8.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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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선후보 경선 사상 가장 치열했던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제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됐다.
그간 후보선거 과정내내 폭로와 비방 등으로 얼룩져 당원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깊은 심려를 끼친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당선자 결과 발표 후 박근혜 전 대표는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아울러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요구 없이 저를 돕던 순수한 마음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 달라”고 당부했다.
이 말은 그간 두 유력주자 진영간 증오와 갈등, 반목과 질시, 대립과 분열 등 죽기살기식의 진흙탕 싸움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세간의 기후를 말끔히 날려버리고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본에 충실했다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한국정치의 새 전통을 수립하는 이정표가 됐다.
우리나라 정당 경선사를 되돌아 볼 때 깨끗한 승복은 한층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간 불복과 탈당으로 점철돼 왔던 것이 우리 정당정치의 모습이었으며 이번 박근혜 전 대표의 깨끗한 승복은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확실하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역할을 했다.
승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역시 “저를 지지한 사람이건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건 함께 가자”며 반대세력을 끌어안으려는 적극성으로 화답했다. 양 후보의 선언대로라면 그간 깊게 파인 양 진영간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관용, 용서와 공존의 상생정치로 대선을 향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 확실시 되며 이렇게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실천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찬사와 박수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당의 후보에 대해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여겨진다.
이제 한나라당은 후보가 결정된 만큼 과거문제보다 진정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공약과 국가비전 및 국가 경영 리더십을 선명히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국민 앞에 제시,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검증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후보경선 때처럼 막가파식 진흙탕 싸움을 또 다시 벌인다면 국민들로부터 이번에는 철저하게 외면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 실현가능한 공약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진솔하게 제시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경선은 한나라당이란 무대를 넘어 한국 정치의 성숙을 보여주며 승자 패자 모두 빛나는 한국의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경선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