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보다는 깨끗한 이름으로 남아야
화려함보다는 깨끗한 이름으로 남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9.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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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寧守渾愕(영수혼악)하고 而黜聰明(이출총명)하여 留些正氣還天地(유사정기환천지)하며 寧謝紛華(영사분화)하고 而甘澹泊(이감담박)하여 遺個淸名在乾坤(유개청명재건곤)하라.”
이 말은 ‘차라리 우직하여 총명함을 물리치고 다소의 정기를 남겨 천지에 돌리라. 차라리 화려함을 물리치고 청렴결백하여 깨끗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라’는 의미이다.
세상을 너무 영리하게만 살아가려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는 한결같이 하나의 공동점이 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너무 작고 가볍다. 얕은 꾀와 잔재주가 그들의 삶의 방식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들에게는 다만 살아가는 것만이 중요한 문제이지 결코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정직한 남을 비방 그 정직을 자기의 것으로 도둑질하거나 부지런한 타인을 헐뜯어서 그 부지런함을 자기 것으로 도둑질 하는데 길들여져 있다. 세상에는 그들같은 조악한 총명함을 반기는 구석도 있고 그들같은 너무나 영악한 현명을 필요로 하는 구석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형태들이 오늘날 세상을 절반을 점유한다 해도 그들과 무리를 이룰 필요는 없다. 아니 확실하게 그들과 정반대편에 서는 것이 총명한 것이다. 차라리 조금은 우직하라. 차라리 조금은 속으면서 살아가라. 차라리 조금은 잃어버리면서 살아가라. 그리하여 잃어버린 것과 속은 것과 우직했던 것을 한데모아 그대 삶의 원천으로 삼고 대자연과 호흡하라. 참으로 깨끗한 이름은 그대 목숨과도 같은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작금에 들어 가장 도덕성이 요구되는 변양균 대통령정책실장이 가짜 박사학위 파문의 당사자인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 씨와 부적절한 관계로 드러나고 있음에 따라 신정아씨 관련 의혹을 덮으려 한 사실이 밝혀져 전격 경질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귀까지도 멀게한 측근 비리에 대해 대통령은 할말이 없게 됐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도덕성을 무엇보다 큰 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로서는 정말 곤혹스러운 사건이 아닐수 없다. 그럴수록 검찰은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지위고하를 막론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 의구심을 해소해 다소나마 참여정부의 신뢰회복과 임기말 레임덕을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