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부잣집 가운데 자식같은 욕심은 스스로를 태워
시청앞 / 부잣집 가운데 자식같은 욕심은 스스로를 태워
  • 정칠석
  • 승인 2023.06.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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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生長富貴叢中的(생장부귀총중적)은 嗜欲如猛火(기욕여맹화)하며 權勢(권세)가 似烈焰(사열염)하나니 若不帶些淸冷氣味(약불대사청랭기미)하면 其火焰不至焚人(기화염부지분인)이라도 必將自?矣(필장자삭의)니라.

이 말은 菜根談(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버리고 말 것'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욕심은 지극한 이기심에서 비롯한다. 과거의 모든 도덕률은 우리들로 하여금 결코 이기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지만 어느 누구나 자기 자신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기의 행복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자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이기심이 타인의 기쁨에게까지 미치는가 아니면 타인의 기쁨을 짓밟는가에 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에고이즘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의 옛날 속담에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란 말이 있다. 흔히 부잣집 자식은 일하지 않고 방탕하다고 하여 무위도식하는 사람쯤으로 인식되어 온데서 나온 말이다.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니 그 욕심이 오죽하랴 싶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부잣집일은 부잣집 밖으로 끌어내지 마라. 오직 자기자신의 일에 충실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

작금에 들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제한 공장을 중국에 설립하려 했던 전 삼성전자 임원이 구속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욕심이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정말 말문이 막히다 못해 분노가 치밀 지경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단 말인가. 최근 수원지검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전 모 상무를 구속 기소했다. 이 삼성전자 전 모 상무가 대표로 있는 중국 반도체 제조회사 직원 5명 및 공장 설계 도면을 빼돌린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1명 등 6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삼성전자 전 모 상무 등은 삼성전자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 유출이 아닌 공장을 아예 통째로 복제 건설하려 했다. 만약 복제 공장이 세워졌다면 우리 반도체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중차대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차제에 정부와 국회는 국가 전략기술을 유출하면 이는 간첩죄에 준해 엄중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창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