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리글의 수난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특별기고/ 우리글의 수난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 임종은 (한국문학신문 전 편집국장)
  • 승인 2023.07.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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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은 (한국문학신문 전 편집국장)
임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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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우리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대개 한글날이나 특별한 행사인 경우에는 세종대왕을 칭송하며 대단한 자부심이 넘쳐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글 사랑에 대한 관심이 희석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글은 정보화시대에 컴퓨터 사용에 적합한 글자인 점,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문자로서 자음과 모음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배우기 쉬운 점, 소리를 기반으로 문자를 구성하여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학자들도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창제자와 창제연대가 명확한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국경일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세계 유일의 문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수성에 대한 자긍심으로 우리는 침이 마르도록 자랑해 왔으며, 심지어는 한글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1989년에는 유네스코가 문맹 퇴치 공로상으로 ‘세종대왕문해상”을 제정하였다. 지금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열광하며 한글과 우리말을 배우려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한글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상가 간판’의 심각성이다. 서울의 강남 등 번화가에 들어서면 온통 외국어 표지의 간판 천지이다.

‘마리아쥬 스퀘어’ ‘아뜰리에 에르에스’ ‘레스쁘아뒤이브’ ‘에이든바이 베스트웨스턴’ 등 읽기에도 울렁증이 생길 지경이다.

그런가 하면 수도권 어떤 도시에 있는 모 기업의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은 더욱 가관이다. 골프용품, 아동용품, 스포츠용품, 캐주얼용품 등 90개 이상의 매장 간판이 모두 영어 스펠링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곳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매장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이다.

우리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대개 한글날이나 특별한 행사인 경우에는 세종대왕을 칭송하며 대단한 자부심이 넘쳐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글 사랑에 대한 관심이 희석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글은 정보화시대에 컴퓨터 사용에 적합한 글자인 점,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문자로서 자음과 모음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배우기 쉬운 점, 소리를 기반으로 문자를 구성하여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학자들도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창제자와 창제연대가 명확한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국경일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세계유일의 문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수성에 대한 자긍심으로 우리는 침이 마르도록 자랑해 왔으며, 심지어는 한글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1989년에는 유네스코가 문맹퇴치 공로상으로 ‘세종대왕문해상”을 제정하였다. 지금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열광하며 한글과 우리말을 배우려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한글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상가 간판’의 심각성이다. 서울의 강남 등 번화가에 들어서면 온통 외국어 표지의 간판 천지이다.

‘마리아쥬 스퀘어’ ‘아뜰리에 에르에스’ ‘레스쁘아뒤이브’ ‘에이든바이 베스트웨스턴’ 등 읽기에도 울렁증이 생길 지경이다.

그런가 하면 수도권 어떤 도시에 있는 모 기업의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은 더욱 가관이다. 골프용품, 아동용품, 스포츠용품, 캐주얼용품 등 90개 이상의 매장 간판이 모두 영어 스펠링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곳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매장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이다.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을 때 곳곳에 도배된 영어 간판으로 인해서 한국을 방문하여 찍은 사진이 다른 나라에서 찍은 사진과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며, 영어 간판으로 인하여 “영어권 어느 도시인가?” 하는 착각에 빠진다고 비웃기도 한다.

가게의 간판을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것은 불법이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12조 2항은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및 외래어표기법 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해야 하며, 외국 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과 병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자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왜 지켜지지 않은 걸까? 2019년 한글문화연대가 12개 자치구 7,252개 간판을 대상으로 한글 표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국어 간판은 1,704개로 23.5%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열풍은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4세 어린이부터 초. 중. 고교까지 영어 학원비와 영어 사랑은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학교도 교육부에서 영어 교육을 강조하다 보니까 각 대학 국어 국문학과에 영어 강좌를 개설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대학교마다 여타 강의 보다 영어 강의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일반적이라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또 다른 문화사대주의라고 크게 걱정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소수의견으로 묻히고 만다.

이런 사례 이외에도 우리말과 글을 오염(?)시키고 있는 현장은 훨씬 많다. 이제는 한류를 가슴 뜨겁게 부러워하며 열광하는 세계인들 앞에서 자국의 언어를 천시하는 무개념 현상을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 먼저 국가 기관의 의지가 가장 필요하며, 특히 교육이나 문화를 담당하는 부서와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등의 적극적이며 실효성 있는 계도 활동과 행정처분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전에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倂記)하여 최소한의 한자를 익히게 하면 장차 문장의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수천 년간 전승되어 내려온 고전 연구와 보존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생결단의 자세로 반대하던 많은 한글 옹호 학자들이, 지금은 외래어에 오염되어 그 빛을 잃고 있는 우리 말과 글의 푸대접에 대해서는 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하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