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 70 발기는 왜 부교감신경이 조절할까?
건강칼럼/ 생생상식 # 70 발기는 왜 부교감신경이 조절할까?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12.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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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우리 신체 움직임의 대부분은 대뇌의 조절하에 있다.

그래서 오감을 느끼고 근육의 움직임을 만들고 혈관 및 분비샘 등을 쥐락펴락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내 몸의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로 돌아간다고 느끼겠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내 몸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반응하고 돌아가게 되어 있다.

내가 알아서 조절하는 체성신경계와 내 의지와 관계없이 알아서 돌아가는 자율신경계로 나누어져 있다.

체성신경계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으로 구성된다. 몸의 감각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이는 다시 근육 등을 수축하는 과정을 담당한다.

먼저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하는 체성신경계는 다음과 같다.

지난 밤 숙취로 인해 새벽에 사우나를 가서 탕속에 들어갔다. 그런데 너무 뜨거운 것이다.

뜨꺼워서 깜짝 놀라서 탕밖으로 나왔다.

뜨꺼운 것을 느끼는 것은 감각신경이고, 놀래서 탕밖으로 나오는 것은 근육의 움직임을 준 운동신경이다.

자율신경계는 말초신경계통에 속하며, 인체의 장기와 분비샘을 통제하여 몸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조절되는 자율신경계는 다음과 같다.

혈기왕성한 청년이 사랑에 빠졌다. 그 사랑의 결실로 첫날밤을 치루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평상시에는 생각만 해도 가볍게 손만 잡아도 그렇게 잘 되던 발기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이다.

너무 긴장을 해서 그랬을까?

어서 발기가 되라 하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 안되는 경험을 한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손을 움직여서 음식을 먹거나 다리를 움직여서 이동하는 것 과는 전혀 다른 기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험이 미숙한 경우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긴장하면서 교감신경이 흥분해서 음경혈관 등이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발기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자율신경계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누어진다.

교감신경은 척수의 중간부위에서 나와 여러 신체 장기를 조절하여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동공과 기관지는 확장되며, 혈관은 수축하고, 심장은 빨리 뛰고, 땀의 분비가 많아진다. 반대로 위장관 운동은 저하된다.

부교감신경은 뇌와 천추 부위에서 나와 여러 신체 장기를 조절하여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저장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동공과 기관지는 수축되며, 음경혈관은 확장되고, 심장은 서서히 뛰고, 땀의 분비는 줄어든다. 반대로 위장관 운동은 항진된다.

일반적으로 운동능력, 사정, 음경발기의 이완은 교감신경이 조절한다.

소화, 수면, 발기는 부교감신경이 조절한다.

성적흥분은 교감신경이 작용하지만 발기를 유지하는 것은 부교감신경이 작용한다.

성행위를 하는 것은 쾌락 추구도 있지만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종족보존을 위해서 필요한 행동이다.

과거 석기시대로 돌아가보면 이러한 기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원시인은 살아가는데 많은 애로점이 있었다. 사냥과 수렵을 통해 생명을 보존하고 성행위를 통해 2세를 만들어 갔다.

그래서 보다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해 자신보다 더 크고 힘센 동물을 사냥할 필요도 있었다.

만약에 코뿔소를 만나면 그 육중한 몸통과 생명을 위협하는 뿔을 본 순간 그 남자는 교감신경이 자그그을 받는다. 이에 남자의 눈동자는 커지고 심장은 벌렁거리고 식은 땀을 흘리게 된다. 그런데 이 위급한 상황에 발기가 되어서 성행위를 한다면 짐승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다.

그래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반대로 발기는 사라지게 된다.

즉, 음경의 발기는 교감신경이 아닌 부교감신경이 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간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발기를 유지하여 성행위를 한다고 가정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발기에 이러한 교감 신경체계를 선호하는 족속은 사회에서 도태하게 마련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는 발기에 부교감신경이 작용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즉, 인간은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는 부교감 신경이 흥분되어 발기가 유지되어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진화하게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