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 서울 대중교통 기후동행카드 시대 열렸다
신년기획 / 서울 대중교통 기후동행카드 시대 열렸다
  • 문명혜
  • 승인 2024.01.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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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갑진년 새해가 동쪽하늘을 환하게 밝히며 떠올랐다.

올해는 승천하는 용처럼 국운이 하늘에 닿을 만큼 솟구치길 독자들과 함께 기원해본다.

올해는 중요한 선거들이 예정된 정치의 시즌이다. 4월초엔 향후 4년 동안의 대한민국 입법권력 방향을 정하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리고, 7개월 후엔 우리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벌어진다.

독자들에 대한 신년 인사를 겸해 연례행사로 계속해 온 올해 주요 이슈 탐방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선정했다.

작년 9월11일 처음으로 띄워진 기후동행카드는 3개월여 동안 갈고 닦아 완성도를 높인 후 이달 말경 정식으로 출범하는 갑진년 신사업으로, 대토목사업이 아닌 만큼 메머드급은 아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파급력이 큰 사업이다.

본지는 갑진년 새해를 맞아 탄소중립의 세계적 과제를 나눠지고, 대중교통에 경제성을 불어넣는 민생사업인 기후동행카드를 독자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시 대중교통에 기후동행카드가 주역으로 등장한다.

기후동행카드를 나눠보면 사업의 성격과 서울시가 추구하는 정책적 목표가 분명히 드러난다.

오랜 화석연료 사용 결과로 발생한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문제 해결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기후’를 앞세웠고, 민선 8기 서울시정의 캐치프레이즈인 ‘약자와의 동행’ 가치를 함께 붙인 것이다.

 

독일발 9유로 정기권에서 영감 얻어

기후동행카드의 원형은 유럽, 정확히는 독일에서 나왔다. 비대면이 강제되던 팬데믹의 여파로 대중교통 이용이 줄어 탄소중립 목표달성이 차질을 빚자 독일 정부는 비상수단을 강구했다.

2022년 6월부터 한국돈 1만2000원 정도인 9유로 한달 정기권으로 독일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케 했는데, 시범사업은 3개월간 이어졌고 정기권은 5000만장이 넘게 팔릴 정도로 엄청난 호응이 뒤따랐다.

숫자로 나타난 사업효과를 보면 대중교통 이용률이 25% 늘어났고, 물가상승률은 0.7%나 낮출 정도로 해당사업은 독일 경제 통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고, 온실가스 180만톤 감축과 교통혼잡 개선 효과까지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를 정식사업으로 채택하게 된 것은 독일정부가 거둔 9유로 정기권의 긍정적 성과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월 6만5000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신년초 출범이 예상됐던 기후동행카드는 시행초기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막판 조율과정을 거쳐 다소 늦춰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서울지역 구간의 교통카드 시스템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코레일이 안정적 시스템 운영을 위해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기후동행카드 정식 출범일은 1월27일로 정해졌다.

이로써 서울시의 통합환승 대중교통 시스템은 2004년 표준으로 자리잡은지 20년 만에 기후동행카드 체계로의 전환을 맞게 된 셈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작게는 저렴한 가격의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월 정기권을, 넓게는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서울시는 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5개월 동안의 시범사업 기간을 정했고, 따릉이를 이용하면 6만5000원권, 그렇지 않으면 6만2000원권 등 두 종류로 나눴는데, 공공자전거 이용유무에 따라 차등을 둔 것은 당초 계획보다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사용범위는 우선 서울지역내 지하철 1호선~9호선, 신림선, 우이신설선,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서울~김포공항 구간까지 모든 지하철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요금체계가 다른 신분당선은 제외된다.

버스는 서울시가 면허권을 내준 모든 시내버스ㆍ마을버스의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데, 지하철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기ㆍ인천 등 타 시ㆍ도 면허버스와 요금체계가 상이한 광역버스와 심야버스 역시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1월 27일부터 역사적 출범

서울시는 사업 시행 5일 전인 1월23일부터 모바일카드 다운로드와 실물카드 판매서비스를 시작하고, 27일부터 역사적 시행에 들어간다.

모바일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다운받아 월 이용요금을 계좌이체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지정하면 사용할 수 있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내 고객안전실에서 현금 3000원에 구입한 후 역사내 교통카드 무인충전기에서 현금 충전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정하면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재 1차 판매분 10만장 제작을 끝내고, 향후 매출 추이를 눈여겨 보면서 추가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천ㆍ김포 참여, 수도권 확장 예고

수도권의 교통망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을 넘어 경기, 인천으로의 확장을 요구받는다.

서울시는 작년 11월17일 인천시와 광역버스 기후동행카드 참여 협약을 맺었고, 12월7일에는 김포시와도 김포골드라인과 김포 광역버스 참여 협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기후동행카드의 성장과 진화를 예고하고 있는 서울시는 계량화된 사업성과치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시민 50만명이 정기권을 이용하고 1인당 연간 34만원의 교통비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동행카드 이용으로 얻는 시민의 이익은 대중교통 활성화로 이어져 연간 1만3000대의 승용차 이용이 감소되고, 온실가스도 연간 3만2000톤 감축효과를 낼 것으로 서울시는 예측하고 있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기자가 본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 민선 8기 최우수작 후보

2024년은 서울시 대중교통 역사에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이달 27일부터 출범하는 기후동행카드 시스템은 2004년 7월부터 시행돼 오던 ‘통합환승할인제’를 보완하는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날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 학생 등은 현재보다 30%쯤 싼 가격의 정기권으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기후동행카드의 흥행을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장점은 값싸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유도해 대기질 개선까지 이어지게 하니 근래 서울시 출시 사업 중 ‘최우수작’을 탐낼 만하다.

같은 생활권을 갖는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처음엔 서울시가 너무 앞서 나간다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취지에 공감하며 머지않아 서로 손잡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손실금 보전, 가격차별화 등 세세한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만 수도권 대중교통망이 촘촘히 묶여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필요탓에 작년 11월 서울ㆍ경기ㆍ인천 수장 회동 당시 대체적인 공감대가 이뤄진 듯 하다.

50만명 시민이 수요자가 될 것이고 시민 1인이 연간 34만원을 절약한다는 서울시의 예측을 뒤집어보면 기후동행카드 사업비는 1700억원이다.

불과 수개월전에 누적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시내버스, 지하철 요금을 인상한 것과 모순된다는 당연한 지적이 있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와 재정건전성의 충돌에 대해 고물가 고금리로 시민들이 겪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시행의 필요성을 힘있게 밀고 나갔다.

재정건전성보다 민생해결이 먼저라는 논리로 올 상반기 시범사업 예산 401억원을 만들었고, 서울시의회는 별다른 토를 달지 않고 흔쾌히 통과시켜 주었다.

기자는 기후동행카드가 국제사회에서 체면을 살려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인류를 점점 옥죄 오는 기후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대오에서 이렇다할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차에 기후동행카드가 많은 시민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해결의지를 보여주는 선도사업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시기적으로 보나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 할 파급효과 등을 살펴볼 때 기후동행카드는 민선 8기 중기 서울시정 대표사업이 될 가능성이 짙어 보이는데, 가장 중요한 관문은 이용객들의 호응과 입소문이 될 전망이다.

기후위기 대응의 명분과 실용성을 양 날개로 하는 기후동행카드가 앞으로 수도권 대중교통 분야에서 어떻게 확장돼 나갈지 기자는 흥미롭게 지켜볼 심산이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