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설치 ‘불필요’,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마지막 ‘호소’
소각장 설치 ‘불필요’,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마지막 ‘호소’
  • 전소정
  • 승인 2024.01.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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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처리 성능 개선‧실질적 쓰레기 감량 정책 시행 촉구
서울시 불수용 시 “물리적 행동도 가능” 강력 대응 시사
“5만6867명 소각장 반대 서명부가 마포구민 절실함 증명”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23일 오후 3시 마포구청 4층 시청각실에서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에 대한 마포구의 마지막 정책 제안을 서울시에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5만6867명의 마포구민이 서명한 '신규 소각장 건설 계획 반대 서명부'를 가리키고 있다.

[시정일보 전소정 기자]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관내에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와 관련 마지막 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소각장 추가 설치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2022년 8월 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를 기존 소각장을 운영 중인 마포구 상암동으로 최종 선정한 바 있으며, 마포구는 이후 여섯 번의 기자회견을 진행해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23일 오후 3시 마포구청 4층 시청각실에서 열린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설치에 대한 마포구의 마지막 정책 제안을 서울시에 전달하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마포구,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소통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지난 1년 5개월간 약속해왔지만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서울시에 소각장 추가 설치 과정의 부당성을 비롯해 토양오염 문제 제기, 전처리 및 재활용시설 확대, 현재 자원회수시설 개선 방안,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를 통한 쓰레기 처리 노력을 거듭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5만6867명의 마포구민이 서명한 반대 서명부와 함께 박 구청장은 “폐기물처리 관련 기피 시설이 1개소도 없는 서울시 자치구가 15개나 되는데, 이미 750톤 규모 소각장과 열병합 발전소 등 다수 기피 시설이 있는 마포구가 소각장 추가 설치지역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서울시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마포구만 희생하는 불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본적인 쓰레기 처리 대안으로 서울시에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 환경부 자료를 분석하면 일평균 744톤의 소각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며, 이는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4개 소각장 시설개선을 통해 충분히 처리 가능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현재 마포, 강남, 양천, 노원 등의 소각장 시설 가동률은 79.82%로, 하루 평균 2275톤 소각에 그치고 있으며, 이에 서울시는 가동률 저하의 이유를 최근 쓰레기 성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금 쓰레기 성상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면 4개의 소각장에서 하루 575톤의 추가 소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마포구가 내놓은 해답이다.

또한, 2026년 서울시가 소각해야 할 쓰레기가 169톤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해 1조2800억원을 들여 1000톤의 소각장을 추가 건립한다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박 구청장은 “169톤은 938만 서울시민이 쓰레기를 각자 하루에 18그램씩만 줄여도 되는 양”이라며 “하물며 철저한 분리배출, 커피박(커피 찌꺼기) 재활용, 종량제 봉투 음식물 쓰레기 혼입 금지,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 자가 처리 등 확실한 감량 정책을 추진하면 충분히 해결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구청장은 향후 유가 보상으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소각제로가게’ 확대와 커피박 재활용 사업, 쓰레기 혼합 배출 단속 등 마포구 쓰레기 환경 정책의 효과를 입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구청장은 마지막 정책 제안에 서울시가 불수용 시 “37만 구민들과 우리 1500만 공직자와 그리고 구청장이 힘을 모아서 행정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한 올바른 주장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물리적인 행동도 가능하다”고 마포구 소각장 철회와 관련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37만 마포구민과 마포구 공직자의 간곡한 외침에 심사숙고해 이제라도 소각장 추가 건립 철회라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