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78 와이프가 질염에 걸렸다고 합니다
건강칼럼/ 생생상식 #78 와이프가 질염에 걸렸다고 합니다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4.02.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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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36세 남성이 본원 외래를 방문하였다.

와이프가 산부인과를 다녀 왔는데 질염으로 진단되어 남편도 비뇨기과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가져온 와이프의 검사 기록지에는 가드넬라, 마이코플라즈마, 유레아플라지마 양성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본인은 아무 증상이 없다고 했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 등을 통해 검사하지만 이렇게 증상이 없는 남성의 경우 소변 등을 통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여성의 세균성 질염은 질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락토바실리 등의 세균이 감소하면서 이와는 반대로 다양한 혐기성 세균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감염증이다.

여성에게는 정상적인 질 분비물이 있다.

질벽의 한선, 피지선, 바쏘린선, 스케니선 등을 통한 분비물과 자궁경부, 자궁내벽, 난관 등에서 나오는 분비물 그리고 생식기 탈락세포와 미생물과 그 대사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정상 분비물은 월경 주기에 따라 변하는데 특히 여성의 배란기 때에는 질 분비물이 최고조에 이른다.

질은 외부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산성을 유지하는 호기성 균으로 락토바실리, 스태필로코커스, 스트렙토코커스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락토바실리라는 유상균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여 정상 질의 산도는 4.5 이하의 산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질 분비물은 흰색을 띄고 있으며, 만져보면 푹신푹신한 면과 같은 감촉으로 주로 자궁경부의 후방부위에 고여있다.

세균성 질염을 일으키는 혐기성 세균은 정상 질내 세균의 1% 미만이지만, 질염에 걸린 경우 이 논도가 약 1,000배 정도 증가하면서 정상 유산균이 사라지게 된다.

정상적인 락토바실리 유산균이 없어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그러한 상황이 올수 있는 환경으로 빈번한 섹스, 잦은 뒷물, 자궁경부의 염증 등이 있다.

세균성 질염이 발생하면 자주 재발하는 이유는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유산균이 사라지고 나면 질액은 알칼리성화가 되고 다시 유산균이 정상 질내 세균총으로 자리잡기가 어려워서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세균이 붙어있는 질 상피세포를 Clue 세포라고 하며, 가드네렐라(Gardnerella vaginalis) 라는 세균이 주로 관찰된다.

그래서 세균성 질염을 과거에는 가드네렐라 질염 또는 비특이성 질염이라고 하였다.

가드네렐라 뿐만 아니라 마이코플라즈마 , 유레아플라즈마 등의 세균도 같이 동반된다.

최근에는 세균에 의한 증상이 심해서 세균성 질염 대신에 세균성 질증이라는 진단을 붙이게 되었다.

남성들의 성기는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서 이상병변을 찾기도 쉽고 치료도 상대적으로 간편하지만, 여성의 경우 질의 특성상 이상 병변을 찾기도 어렵고 치료 또한 복잡하다.

세균성 질증의 증상으로는 회색이나 누런 색을 띠는 냉 대하증의 분비물이 있다.

특히 생선 냄새가 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비린내는 생리 전후 또는 성교 후 심해지는데 그 이유는 혐기성 세균으로 인한 ‘아민’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하며, 생선 비린내가 없더라도 분비물이 증가했다면 여성은 산부인과 진료를 즉시 받아야 한다.

세균성 질증의 합병증으로는 골반염, 골반 절종, 수술후 감염, 융모양막염, 나팔관 폐쇄로 인한 불임 그리고 임신 중에는 양막의 염증으로 인한 양막 조기 파열, 유산 등이 있다.

이상적인 세균성 질증의 치료는 유산균을 제외한 혐기성 세균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구용 약물로는 메트로니다졸 또는 클린다마이신 약물 치료가 있으며 특히 메트로니다졸은 혐기성 세균에는 잘 듣고 유산균에는 영향이 적은 특효약으로 치유율은 약 90% 정도이다.

경구 투여 거부감이 있거나 위장장애 등이 있는 경우에는 질내 삽입 겔로 치료한다.

세균성 질염은 여자의 질내에서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며 생선 썩는 냄새가 나는 질 분비물이 특징이며 다행스러운 것은 성 파트너에게 전염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 파트너의 질염으로 내원한 남성의 경우 증상이 없는 가느넬라 감염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

즉 세균성 질염은 성에 의해 전파하는 성 매개성 질환이 아니므로 성관계 파트너는 증상이 없다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여성은 스스로 자신의 질 분비물 냄새를 맡아 보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남성 파트너는 이러한 냄새가 난다고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성 또한 질 분비물이 증가하면 직접 냄새를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세균성 질염은 만성화되기 쉽고 치료하지 않으면 각종 성병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임산부에게는 조산 또는 저체중아를 유발하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