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
  • 시정일보
  • 승인 2007.12.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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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明惠 기자 mong5114@sijung.co.kr

일주일 전에 치러진 대선 결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대선얘기는 빠지지 않는 일급소재다.
이명박 당선자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의 압승 때문이다.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의 표밭인 수도권에서 유력 도전자를 더블스코어로 제압했으니 승리는 당연히 이명박 후보의 몫이었다.
이 당선자의 수도권 압승은 그가 서울시장 재직시절 이룬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청계천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서울광장 조성 등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일련의 굵직한 사업들에 대한 호의가 표로 연결된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청계천에서 시작해서 청계천으로 끝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청계천을 ‘귀신같이’ 복원해 낸 이명박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어도 수도권엔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가 전해주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의 정치적 위상이 이전보다 확연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역대 민선시장은 예외없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는데 이번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치열했던 경선을 넘고 만인지상의 자리에까지 오르고 보니 서울시장 자리가 전보다 훨씬 커 보이는게 사실이다.
자치구 한 공무원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전) 시장이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보니 ‘시장’자리가 더 커보이고, 앞으로는 서울시가 대통령 산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만의 생각이 아니다.
서울시장 출신 대통령이 나오면서 서울시 공무원들도 다소 들떠 있다. “누구 누구 국장은 청와대로 갈 것이다”, “어느 자리는 누가 적임자다” 등 간부들의 청와대 행을 점치면서, 민생행정은 중앙공무원보다 서울시 공무원이 더 잘 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상도 내놓고 있다.
청계천을 찾은 한 시민의 말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명박 시장이 만든 청계천을 자주 찾는다, 이번 선거를 보고 오세훈 시장도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라며 웃는다.
이렇듯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커져 있으니 향후 서울시장을 향한 ‘야심가’들의 각축전은 점점 치열해 질 게 분명하다.